사람이 종이에 기록해둔 역사에는 기록자의 생각이 섞여 있지만 땅은, 돌은, 대지는 아무것도 숨기지 않고 사실을 알려준다. 226

대지는 여러 층이 켜켜이 쌓여 있는 구조이다. 땅을 파서 단면을 살펴보면 다양한 사실을 알 수 있다. 가령 고운 토양층 사이에자갈층이 있다면 홍수가 있었다는 증거다. 언제 적 일인지도 대강 추정할 수 있다. 땅을 파다 보면 토기가많이 나온다. 사람들의 생활을 보여주는 유물이다. 토기는 연대에 따라 모양이 미묘하게 달라, 자갈층 속에 섞여 있는 토기를 보고 시기를 추정할 수 있다. 그밖에도 녹이 슨 듯한 얇은 층이 있다면 과거에 논이었다는증거다. 때로는 기둥 흔적, 냇물이 흐르던 흔적, 인간이 낸 물길흔적 따위도 발견된다. 총체적으로 종합하여 이곳이 축성에 알맞은 곳인지를 판단하는 데 참고하기도 한다. 사람이 종이에 기록해둔 역사에는 기록자의 생각이 섞여 있지만 땅은, 돌은, 대지는 아무것도 숨기지 않고 사실을 알려준다. - P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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