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때  탁구공만한 귤은 푸대자루에 담아서 낭푼이로 옮겨 손발이 노래지도록 까먹었다. 귤을 까면 한입거리밖에 안되니 쉴 새 없이 먹고 또 먹었었는데. 

뱃살이 나오는 것과는 달리 이 자그마한 귤을 많이 먹어대지도 못하고 껍데기가 시들해질 때까지 쌓아두고 있다. 그래도 썩는 것은 아니니 두고 먹을 수 있어서 다행인건가 싶지만.

과당이 나를 더 살찌우게 할지라도 귤 먹는 걸 멈출 수는 없는데 왜 자꾸 예전같지 않다는 생각만 들고 있는지 모르겠어.


영화제가 아니더라도 관심이 조금이라도 있으면 찾아가서 영화를 보곤 했었는데 이젠 그것도 안되는 것 같다. 보고 싶은 마음보다 귀찮다는 생각이 앞서고 있으니, 나의 모든 열정도 역시나 시들거리고 있는것인지.


너무 애쓰면서 살지 않아도 되는 게 인생,이라고 깨달아서 그런거라고 치자. 나의 시들거림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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