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날, 이지만.
직장생활을 하는 내게는 그저 쉬는 빨간날로 보인다.
여름이 지나 가을로 넘어가나 싶다가 낮에는 여름이고 저녁은 늦가을이 되어버리곤 하는 변덕의 날씨에 아직 반팔티를 담지못하고 있다가 결국 오늘 여름옷을 집어넣었다. 사실, 한 달 후면 떠나게 될 성지순례를 준비해보려고 옷정리를 할 결심을 한건데.
왜 항상 여행을 떠나게 되면 입을 옷이 없다고 느껴지는걸까.
아무튼.
지난 여행에, 몇년만에 꺼낸 캐리어의 바퀴가 녹아내려 당황스러웠는데 그 사이에 바퀴수리를 하지 못하고 또 여행을 가게 되어 너무 늦으면 안될 것 같아 오늘 가방을 꺼내봤다. 흐음... 굴러가기는하는데. 이번까지 그냥 대충 끌고 다닐까? 라는 생각이 올라온다. 보증서도 없고 구입한 면세점에 확인을 하면 바퀴수리는 해줄 것 같다고 하는데 평일에 면세점 갈 일이 없어서 반차를 내면서 갈 성의는 못내고 있으니 비그치면 밖에 나가서 한번 끌어봐야겠다.
예전엔 여행을 가게 되면 그저 아무런 준비를 하지 못해도 설레임이 먼저였는데 언젠가부터 걱정이 먼저 앞서기 시작한다. 숙소예약도 없이 무작정 떠나기도 했었던 시절에 있던 용감이는 어디로 숨어버렸는지.
걱정은 걱정인거고.
준비해야하는게 뭐가 있으려나......
언제나 그렇듯 관련 서적을 읽는 것으로부터. 아, 그런데 자페크 책은 도서관에 신청도서로 넣어야하는데 지금 신청해도 11월 여행 직전에나 받을 수 있으니 읽을 시간이 없겠다. 뭐. 성모발현지와 수도원에 가는 거니 그닥 이번 여행과는 큰 연관이 없겠지만서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