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오면 스마트폰 슬로모션 기능으로 물웅덩이를 찍어보라고 말합니다. 위에서 빗방울이 떨어져 물웅덩이 수면에 닿아 튀었다가 떨어지고 다시 또 튀는 그 일련의과정이 몇 초간의 촬영만으로 한눈에 보이기 때문입니다. 작은 물방울들이 한 번 튀어 올랐다가 표면장력의 영향으로 마치 공처럼 수면위를 데굴데굴 굴러가면서 흩어지는 경우도 있습니다.
빗방울이 튀어 오르는 모양이나 파문이 퍼져나가는 형태는 비의 세기에 따라 달라집니다. 빗줄기가 약할 때는 빗방울 하나하나가투둑투둑 춤을 추듯 튀어 오르는데, 빗줄기가 거세지면 빗방울이 떨어진 위치의 수면이 푹 파이고 빗방울은 완전히 튀어 오르지 못한 채수면 위로 얼굴만 빼꼼 내미는 듯한 형태가 되지요. 맨눈으로 볼 때는 보이지 않던 빗방울의 움직임도 3~4초간 슬로 촬영을 하면 확인이 가능합니다. - P200
오묘한 비 냄새와 눈 냄새혹시 비가 내릴 때 뭔가 특유의 냄새가 난다는 생각을 한 적이 있지않나요? 향수를 느끼게 하는 흙냄새 같은 그런 냄새 말입니다. 사실비 냄새에도 이름이 있습니다. 하나는 ‘페트리코‘입니다. 페트리코는그리스어로 돌의 정수라는 뜻이며, 맑은 날이 계속되다 오랜만에 비가 내릴 때 지면에서 올라오는 냄새를 가리킵니다. 식물에서 나오는기름이 건조한 지면의 돌이나 흙 표면에 부착되어 있다가 비가 내릴때 빗방울과 함께 공기 중으로 방출되는 것이라 알려져 있지요.
그 외에 ‘지오스민‘에 의한 독특한 흙냄새도 있습니다. 페트리코가 비가 내리기 시작할 때 나는 산뜻한 풀냄새라면, 지오스민에 의한흙냄새는 비가 그쳤을 때 나는 냄새입니다. 흙 속에 있는 박테리아가 분비하는 유기화합물인 지오스민이 빗물에 의해 확산되면서 흙냄새가 나는 것이지요. 이 냄새는 곰팡이 냄새로 표현되기도 합니다.
또 번개방전이 일어날 때 대기 중에서 오존이 발생하여 냄새가나는 경우도 있습니다. 눈이 내리기 직전에도 코를 찌르는 듯한 눈냄새를 맡을 때가 있는데, 이는 눈이 내리기 직전의 하늘 상황과 관련이 있습니다. - P2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