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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는 강하다
김청귤 지음 / 래빗홀 / 2024년 8월
평점 :
김청귤 작가의 첫 청소년 소설,이라는 것을 알고 궁금한 책이었는데 며칠 바쁘게 지내다보니 그걸 또 금세 잊어버리고 책을 펼쳐들었다.
부모의 이혼으로 어느 한쪽을 따라가야만 하는 하다는 어린시절 자신을 키워 준 할머니와 함께 살 수 있는 엄마를 선택한다. 고등학교 3학년이 되어 생활환경이 바뀌는 것이 힘들지만 그것을 이켜낼 수 있을 만큼 할머니와 함께 할 수 있다는 기쁨으로 학교에 간 하다는 4월 기말 시험에 바쁜 친구들 틈에서 존재감 없는 전학생이 되지만 교실에서 여자애들에게 둘러싸인 이은우와 우연히 눈이 마주치는 순간... 을 읽을때까지만 해도 김청귤 작가의 소설임을 잊고 있었다. 내가 이 청춘소설을 왜 읽고 싶어했을까...라는 생각을 하며 책장을 넘기는 순간 장면 전환이 이루어진다. 갑작스러운 비명과 피투성이가 되어 달아나는 학생들, 어찌된 영문인지 알 수 없는 순간 위험에서 벗어나기 위해 친구를 애타게 부르는 은우를 보게 된 하다는 잘 걷지 못하는 은우를 업고 도망쳐나와 집으로 돌아가는데......
세세하게 도입을 설명할 생각은 없었지만 평범한 청춘소설로 시작하는 것 같았던 이 소설의 시작이 전부가 아니라는 것을 말하고 싶어서이다. 아파트 위층에 살고 있는 은우와 인사를 하고 집으로 돌아 온 하다는 뉴스를 통해 자신이 살고 있는 태전이 특별재난 지역으로 되어 도시 봉쇄가 되었음을 알게 된다. 이유를 알 수 없는 원인으로 태전의 65세 이상 노인들이 좀비로 변해 사람들을 공격하기 시작하고 그들의 공격을 피해 하다는 할머니와 함께 집안에 갇힌 생활을 시작하게 된다.
소설을 읽어나갈수록 몇년 전 봤던 드라마 '해피니스'가 떠오른다. 기본적인 설정이 비슷하게 느껴지는데 좀비가 출현한 지역의 아파트에서 생존을 위해 벌이은 인물들의 에피소드가 인간의 상황에 따른 천태만상을 보여주고 있는 것의 성인 버전과 청소년 버전을 보는 느낌이기도 하다.
하다와 하다의 할머니를 중심으로 이루어지는 에피소드는 어쩌면 식상해보일수도 있겠지만 좀 더 현실적이고 좀비바이러스로 세상이 종말을 향해가는 것 같지만 사람이 사람답게 살아가는 이상향의 세상을 보여주고 있다는 느낌이 이 소설을 밝고 활기찬 분위기로 읽을 수 있게 해주는 것이 아닐까 싶다.
할머니, 할아버지에게도 그들의 삶이 있고 이해할 수 없었던 엄마의 마음을 아기 사랑이를 돌보는 엄마 지혜를 통해 느끼게되기도 하고 부모의 태도로 인해 자격지심을 갖고 있는 은우가 조금씩 그 자신의 존재자체로 의미가 돌 수 있음을 깨닫게 되는 따뜻하고 희망적이며 또한 용감함이 넘쳐나는 '달리는 강하다'를 추천하고 싶은 마음 가득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