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사랑을 걱정하지 않는다 책고래숲 9
강태운 지음 / 책고래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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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아웃이 되어버린 일상생활의 틀에서 자기 자신을 찾고 싶어 하는 이들에게 권하는 그림 에세이,라는 느낌으로 책을 펼쳤다. 사실 나는 번아웃이라기보다는 책에 실려있는 그림들이 그동안 많이 봤었던 유명한 그림들이라기보다는 - 물론 그런 그림도 담겨있기는 하지만 - 정말 저자가 좋아하고 마음을 울리는 그림들을 선별한 것처럼 내게는 낯선 그림들도 보여서 뭔가 색다른 느낌과 영감을 받을 수 있지 않을까 라는 기대가 있었다. 


일반적인 이야기들이 담겨있기도 하고 화가의 생애와 그림을 그렸을 당시의 상황에 대한 설명이 있기도 하고 작가 자신이 느끼는 감상을 삶의 이야기와 함께 풀어놓기도 했는데 꽤 오랫동안 글에 집중이 되지 않았다. 솔직히 말하자면 그림 이야기도 아니고 작가의 이야기를 담은 산문도 아니고 뭔가 좀 어정쩡한 느낌이랄까 하나의 주제로 정돈된 느낌을 가질 수 없었는데 거의 끝무렵에 나온 헨리 레이번의 '스케이트 타는 목사'의 그림에 대한 글을 읽으면서 내가 왜 그런 느낌을 가졌는지 알 수 있을 것 같았다. 

어정쩡한 느낌은 작가의 글이라기보다는 글을 읽는 나의 마음이 아니었을까...


스케이트 타는 목사의 그림 자체는 낯설지 않다. 그런데 그 그림이 그려진 배경에 대해서는 흘려버려서 그랬는지 아주 새로웠다. 처박혀 있던 그림이 증손녀가 생계를 위해 판매하면서 세상밖으로 나오고 그것을 미술관에서 구입하여 전시되었으며 내게도 그리 낯설지 않은 그림이 된 것이라는 그림의 역사도 그렇지만 성직에 있는 목사의 초상화가 스케이트를 타는 모습이라니. 다수의 추측대로 화가 레이번과 로버트 목사는 친구관계가 맞을 것 같다. 목사의 표정이 웃는 표정은 아니지만 그림을 볼 때 내 첫 느낌은 개구장이의 모습을 보는 것 같아 슬그머니 미소를 짓게 된다. 스케이팅 자체를 즐기는 것 같은 목사의 모습은 지금의 내게도 쓸데없는 걱정과 긴장감, 타인의 시선에 대한 강박도 다 버리고 내게 주어진 휴식의 시간을 제대로 즐겨보라는 말을 하는 것 같다. 


책의 표제작이 '나는 사랑을 걱정하지 않는다'인데 내게는 '나는 미래를 걱정하지 않으련다'로 바뀌는 느낌이다. 걱정없이 살 수는 없지만 잠시 나를 얽매는 것들을 내려놓고 삶 자체를 긍정해볼 수 있는 시간을 가져보면 좋겠다는 생각에 나 자신의 그림은 어떤 것일까 생각해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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