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관적인 역사는 그 자체로 생생한 드라마다. 이 드라마 속에서 주인공은 결코 이상적 인간이 아니다. 포장을 벗기고 가면을 열어젖히면 지극히 현실적인 인간이 모습을 드러낸다. 사사롭고, 자질구레한 일에 연연하고, 비합리적인 생각에 휘둘리는 그런 인간이다. 여러 사건에 휘말린 그에게는 날것 그대로의 욕망이 꿈틀거린다. 이러한 욕망의 드라마가 바로 [영화잡사]에서 말하는 잡스러움이다. 한 욕망이 다른 욕망과 부딪치고 뒤섞일 때, 역사의 수레바퀴는 삐걱거리며 앞으로 굴러간다. 이렇게 보면 역사를 만들어가는 건 분명 사람이다. - P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