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붕
그렇게 하다가는 시간만 가요. 남의 발밑에서 사는것도 낭만이겠다 싶지만, 나도 빗소리에 갇히는게 어떤 기분인지 아니까 괴로울 것 같기도 해요. 남의 발소리에 갇혀 사는거.
맞아요. 그러고 보니 저는 천장에 더 익숙한 것 같아요.
지붕
아, 나에게도 천장이 있어요. 그건 내 마음과도 같아요
안에서도 많은 일이 일어날 텐데 비까지 맞아야 하고.
지붕
쉽지 않죠? 지붕이나 인간이나 무너질 이유를 찾으면끝도 없어요. 그래도 스스로 지켜야 한다고 생각해요.
스스로.
지붕
네, 스스로 긴 이야기를 보태고 싶은데. 지금 또 비가와요. 왜 이렇게 자주 비가 오는지 모르겠어요. 우산 늘챙기고 다녀요.
감사합니다.
지붕
다음에 올 때는 좀 일찍 와요. 시간만큼 중요한게 마음인데, 마음을 온전히 다 썼다는 생각이 들게 하는 것도결국 시간뿐인 것 같더라고.
그때는 별 이야기 들려 주시면 안돼요?
지붕
별 대신 인공위성 이야기를 할게요. 요즘 이상하게 그정도 밝기는 보고 있어야 안심이 되더라고요. 나도 지붕인지라 자꾸 밝은게 눈에 들어오나 봐.
형광등 불빛 같을 것 같은데요.
지붕
알고 보면 제 마음의 불빛이기도 합니다. 인위적이긴해도 많은 걸 하게 만들잖아요. 집에 있는 시간 길어졌다고 너무 우울해 말고 형광등 아래서 많은 걸 해요. 그러다 만나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