족쇄 - 두 남매 이야기 케이스릴러
전혜진 지음 / 고즈넉이엔티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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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이지만 소설로만 존재하는 이야기는 아닐 것 같아서 책을 읽는 동안 점점 더 불편한 마음이 들었다. '족쇄'는 과연 누구를 얽어매고 있는 걸 말하고 있는 것일까, 생각해보지만 쉽게 답이 나오지 않는다.

신화이야기에서든 고전이든 혹은 성경에서든 근친상간은 빠지지 않고 나오는 것이지만 그것이 현재의 이야기가 되었을 때는 섬뜩한 불편함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아버지와 어머니를 살해한 준현이 교도소에서 만기출소하는 시점에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부모를 살해한 죄가 크지만 준현의 이복동생인 나현이 아버지에게 성폭행당하는 것을 막기 위해 우발적인 살인이 인정되어, 더구나 준현의 할아버지인 서필환 원장이 막강한 뒷배를 이용해 사건을 축소시키기도 했기에 준현은 5년형을 받고 나오게 되었다. 

이야기의 끝으로 가면서 살인사건의 또 다른 숨겨진 비밀이 드러나고 출생의 비밀이 여럿 얽혀드러나면서 여러 죽음이 난무하게 되는데 과연 이 소설의 이야기는 그것을 언급하지 않으면서 할 수 있는 이야기가 있을까 싶다. 

사실 줄거리만을 언급하면 이보다 더한 막장이 있을까 싶을만큼 얽혀있는 관계는 절대 보편적이지 않지만 그렇다고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도 할 수 없는 그런 것이다. - 책을 읽다 너무 불편하고 피를 부르는 살인의 이야기에 피곤함이 느껴져 잠시 인터넷뉴스를 검색해봤는데 그 기사내용마저 동생이 누나를 살해하고 자살, 같은 것이어서 더 피곤해져버렸다.


씨족공동체,라는 말이 사라지지 않고 있는 것처럼 아직까지도 가문과 혈통에 얽매여있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고 해방이 되고 사회체제가 바뀌면서 변화를 못받아들이고 과거에 머물며 족보만을 따지는 이들도 있을 것이며 목적을 위해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는 이들도 있을 것이다. 이 모든 것이 혈연으로 매여있다고 생각하면 그들의 세상은 현실이기를 부정하고 싶어지는 것이 아닐까.

우리 사회에 대한 냉소적인 비판이라 생각해봐도 나현이 움켜쥐고 있는 족쇄는 이해가 되지 않고 있지만, 설마 나현이 쥐고 있는 것을 금지된 지독한 '사랑'으로 말하려는 것은 아니겠지. 


근친상간과 존속살인은 생각보다 우리 현실에 많이 산재해있다. 하지만 그것을 인간의 본성이라고 하지 않듯이 '족쇄-두 남매이야기'에서 다루고 있는 남매의 관계, 그리고 이 모든 이야기의 중심에 있는 나현의 존재가 결국은 제자리로 찾아가는 이야기였다면 마음이 덜 불편했을까?

아니, 애초에 그 '제자리'라는 것이 무엇이었는지... 생각이 많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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