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노시는 기다렸다 국가방위군의 기갑사단 행렬을 더 지켜보자고 고집을 부렸다. 나는 그런악독한 무리 근처에는 얼씬도 하기 싫다고 했으나, 거대한 탱크가 덜컹거리며 대로에 모습을 드러낸 순간, 맹세컨대 야노시는주인이 남은 음식을 제 밥그릇에 붓는 소리를 들은 개처럼 침을흘리기 시작했다. 소름이 끼쳤다. 다 큰 어른이 탱크를 보겠답•시고 어린애처럼 사람들 머리 위로 방방 뛰어대고, 아마도 훗날우렛소리와 함께 유럽을 짓밟을, 산 자와 죽은 자의 뼈를 으스러뜨리고, 대륙에 들이닥쳐 사악하기 이를 데 없는 방식으로 우리 사람들을 노예로 부리고 굶기고 고문하고 몰살한 나치의 무력 기습을 이끌게 될 바로 그 죽음의 차를 얼빠지게 쳐다보며손을 꺾어대는 모습은 정말로 섬뜩했다. 괴이한 기계에 정신이팔린 그를 보면서, 그가 무엇을 어디까지 할 수 있을지 잘 알고있었던 나는 그에게 희망은 거의 남지 않았음을 깨달았다. 우리모두에게 희망은 거의 없었고, 나에게는 분명 아무것도 남아 있지 않았다. - P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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