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은 누구나 가질 수 있다 - 오늘을 만끽하는 이야기 (양장본) 오늘을 산다 2
마스다 미리 지음, 박정임 옮김 / 새의노래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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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은 누구나 가질 수 있다'는 '오늘 하루는 미래 따위 생각하지 말고 편안하게'라고 씌어있듯이 그저 보통 사람의 평범한 하루를 그려내고 있는 마스다 미리의 작품이다. 마스다 미리,라고 하면 에세이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한번쯤 들어봤을, 아니 워낙에 다작을 한 작가인데다 그림 에세이가 많아서 읽기에도 부담이 없어 꽤 많은 작품을 읽기도 했고 또 많은 작품을 읽어보지 못하기도 했다. 마스다 미리의 에세이에 대해 어떤 내용이 담겨있냐고 물어보면 딱히 꼬집어 말할 수는 없는데, 일상적으로 나와 내 친구, 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고 경험해봤을법한 이야기들이 담겨있어서 좀 슴슴한 느낌이 드는 일상을 보여주는 듯 하지만 읽고 나면 오히려 내 일기장의 기록을 들춰보는 듯한 느낌이 들기도 한다. 어쩌면 이것이야말로 마스다 미리에게 스며들어갈수밖에 없는 그녀만의 매력이 아닐까싶기도 하다.


이 책은 사와무라 씨 댁 시리즈가 2022년에 5백회를 맞이해 만든 특별판이며, 그동안 출판된 사와무라 씨 댁의 시리즈들 중에서 부분적으로 발췌하여 재편집한 것이라고 한다. 책을 다 읽고 에필로그를 읽을 때야 비로소 뭔가 읽었던 이야기 같기도 하고, 이야기의 연결이 매끄럽게 이어지는 연작 같지는 않다고 느껴졌던 이유를 알게 되었다. 처음엔 새로운 작품이 아니라 이미 발표한 작품을 발췌한 편집본인 것이라 생각해 순간 이건 아니다, 싶었는데 마스다 미리의 에필로그에서 그저 편집본인 것이 아니라 '새로운 작품'이라는 것을 인식하게 되었다. 

그러니까 '행복은 누구나 가질 수 있다'는 사와무라 씨 댁의 40대 딸 히토미를 주인공으로 하여 그녀의 일과 사랑, 나이드신 부모를 모시며 느끼는 일상을 그려낸 책,이라고 해야 맞는 것 같다. 


간결한 만화로 그려진 에세이이기에 세심하게 묘사되는 것이 없을 것처럼 보이지만 컷과 컷 사이에 진행되는 이야기들과 히토미가 혼잣말처럼 하는 이야기들을 읽다보면 좀 더 실제 우리의 일상에서 마주칠 수 있는 상황들과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가 그대로 담겨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사와무라 씨 댁 히토미의 경우 연하남과의 연애에 대한 고민이 좀 특수한 상황이라면 특수한 것이겠지만.

날씨가 쌀쌀해지면 어머니가 옷을 든든히 챙겨입고 나가라고 하는데, 어린시절과는 달리 성인이 된 후에는 그런 챙김을 받지 않고 그런 소소한 부분에서도 스스로 알아서 챙겨야 한다는 것이, 식사를 하시는 아버지가 자꾸만 음식을 흘리시는 모습을 보면서 나이들어간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는 것이 조금은 쓸쓸해지기도 한다. 그래도 요즘 유행하는 패션이나 분위기 좋은 곳을 찾아 어머니에게 알려드린다거나 맛있는 음식을 찾아 부모님을 모시고 가서 대접하는 모습 등은 그렇게 소소한 일상이면서도 늘 그렇게 유지하기가 쉽지않은 행복의 모습일 것이다. 

'행복은 누구나 가질 수 있다'는 것은 퇴근 후 피곤에 쩔어 집에 갔을 때 또 다른 집안일이 쌓여있다하더라도 누군가 집에 가족이 기다리고 있다는 것이, 히토미의 말처럼 한밤중에 가족이 내리는 화장실 물소리가 쓸쓸함을 달래줄수도 있다는 것이 또 하나의 행복이 아니겠는가 라는 뜻을 품고 있는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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