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드나잇 레드카펫 네오픽션 ON시리즈 20
김청귤 지음 / 네오픽션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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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드나잇 레드카펫은 김청귤 작가의 단편집으로 6개의 작품이 실려있다. 김청귤 작가의 소설을 읽고 싶다는 생각을 하며 신간 구입을 해봤지만 쌓아두기만 하고 막상 읽어보지는 못했는데 이 작품집을 처음으로 읽게되었다. 아니, 이제야!

뭔가 호불호가 선명할 것 같은 느낌이었는데 솔직히 말하자면 한밤의 유혈사태를 읽기 시작할때까지만 해도 나는 불호에 조금 더 가까울 것 같은 느낌이었다. 현실에서의 대화가 소설속의 묘사와 그리 다르지 않을 것이라 생각하면서도 문장마다 끊임없는 추임새마냥 욕설이 나오고 있는 것은 그리 맘 편한 것은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과거에도 현재에도 욕설은 변함없이 일상의 대화에 살아있는 것이지만 불편함이 느껴졌고 오히려 예전에는 쉽게 말을 꺼내지 못했던 생리라는 말은 오히려 덜 불편했다. 생리현상에는 여러가지가 있기에 이제는 월경이라고 일컫지만 말이다. 


김청귤의 작품들은 블랙코미디까지는 아니지만 개그코드를 갖고 있는 것은 분명한 것 같다. 특히 '한밤의 유혈 사태'에서는 몸개그를 시전하며 한대 쳐주고싶은 인간들을 우연찮게 죽여버리게 되는 것이 웃기다보다는 좀 어이없는 이야기이면서도 왠지모를 후련함이 느껴진다. 법으로 해결할 수 없는 현실을 맘껏 비웃어주는 것 같기도 한 그런 후련함말이다.


이달의 네일과 서대전네거리역 미세먼지 청정구역은 미세먼지 인간의 이야기가 연작으로 이어지는 작품인 것 같은데 변이종에 대한 상상력에 감탄이 나온다. 그런데 이야기를 읽으면 읽을수록 소설속 이야기들이 현실 속 부당함과 처벌은 커녕 오히려 가해자의 가해사실이 묻혀버리는 우리의 비정상적인 현실을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는 묘사가 절대 판타지 소설이 아니라는 생각을 하게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설 속 주인공들은 언제나 마법 소녀, 투쟁! 처럼 투쟁을 외치고 찌찌레이저를 쏘아대며 내 몸의 주인으로 당당해질 것임을 말하며 원더랜드의 왕비가 아닌 여왕의 협조자가 되는 것을 꿈꾸게 만들고 있다. 


작품해설을 읽으면 내 느낌이 아니라 타인의 해설로 소설을 재게 될까봐 아직 읽어보지 못했지만 작가의 말은 설렁거리면서라도 읽어보았다. "이번 단편집에 수록된 소설들의 원동력은 화와 투쟁이라고 해도 고개를 끄덕거릴 듯'하다며 즐겁게 읽어주주면 좋겠다고 하니 나는 작가의 말을 읽기 전에 이미 재미있게 읽었으니 일단은 되었구나, 싶어진다. 김청귤 작가의 또 다른 작품을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또 "앞으로도 가슴 아픈 사랑이야기부터 화와 투쟁의 이야기까지 열심히 쓰겠다'고 하니 열심히 응원하며 기다려봐야겠다. 개인적으로는 내 안에 화가 많아서인지 가슴 아픈 사랑이야기도 있는 화와 투쟁의 이야기가 더 기대되고있기는 하지만 김청귤 작가의 작품이라면 뭔들, 이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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