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소카왕은 과거와 문화 접촉에 대해 수많은 질문을 제기한다. 한문화가 다른 문화에 선교사를 보내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아소카석주 같은 문화재를 본래 자리에 그대로 놓아두어야 할까, 새로운 장소로 옮겨야 할까? 피루즈 술탄은 석주를 가져다 자신의 목적에 맞게 이용했다. 하지만 생각해 보면 석주는 미래에 후대가 발견해서 이용하도록 만든 것이었다고, 아소카 왕이 정확히 그 목적으로 그곳에 세웠다고 주장할 수도 있다. 문화 접촉에는 복잡하고 불안하게 뒤얽힌 파괴와 창조가 뒤따르고, 각 세대는 이를 헤쳐나가야 한다. 지금 와서 되돌아보면 과거를 파내어 새로운 목적을 위해 이용하는 과정에서 문화를 단절시키고, 오해하고, 오독하고, 차용하고, 절도하는 경우가 많았다. - P9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