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쪽에서 올라오면서 받은 전반적인 인상은 매우 복잡한 세계에서 아주 단순한 세계로 이동한다는 느낌이다. 어느 한 종의나무가 두드러지지 않는 남쪽의 혼합림을 지나다가 어느 순간산등성이에 보이는 유일한 녹색이 한두 종의 나무로 구성된 침엽수림으로 바뀌는 때가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이 단순하다는느낌은 뭔가 환상 같은 것이다. 야생의 우아함을 간직한 북극의 생태계도 열대 생태계만큼이나 세련되고 복잡하다. 그저 움직이는 부분이 적을 뿐이다. 편평하고 탁 트인 툰드라에서는 그움직이는 부분을 훨씬 잘 포착하고 관찰하고 설명할 수 있다.
북극 생태계의 복잡성은, 말하자면 열대의 한 구역에 서식하는100종류의 딱정벌레 사이에 형성되는 난해한 먹이 선호관계 같은 것이 아니라 극단적인 빛과 온도 구간에 대한 주기적인 적응의 복잡성 같은 것이다. 계절에 따른 이주 동물들의 대규모 이동 같은 것이고, 계절에 따라 변동하는 개체 수처럼 급격하지만자연스러운 적응 같은 것이다.
그러나 적도에서 북방으로 온 우리 눈에 가장 분명하게 보이는 큰 변화는, 이 땅이 개발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비전문가의눈에도 이 땅은 생명의 요소들, 즉 흐르는 물이나 빛, 온기 같은것들이 결여된 절대적인 한계 지역으로 보인다. 인간이라는 동물의 관점에서 보면 이곳은 절대 자식을 낳아 기를 수 있는 곳이 아니다. - P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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