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미래를 세탁해드립니다
정욱 지음 / 북다 / 2023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한겨울이라고 믿기지 않을 만큼 따뜻한 날이었다"

소설의 첫 문장을 읽으면서 소설은 역시 현실의 반영이라는 생각을 했던 기억이 난다. 겨울이지만 낮 기온이 25에 달하던 그 날, 거리에서 반팔소매를 입고 있는 사람도 봤었기에 유난히 이 소설의 첫문장이 와 닿았는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겨울은 역시 겨울이라고 말하듯 급격히 추워진 날씨에 눈까지 내리는 겨울날씨가 시작되었고 소설은 현실을 투영하는 비현실세계를 보여주고 있지만 결국은 우리의 현실을 통찰해보게 한다는 의미를 떠올리게 하고 있다.


'당신의 미래를 세탁해드립니다'는 2023년 새해가 시작되는 날 갑자기 세계가 5년전으로 리셋되면서 발생하는 문제들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는 소설이다. 사실 수많은 타임슬립 소설을 읽으며 역사의 틀 안에서 일어나는 이야기의 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조금은 예상되는 이야기일 것이라 생각했지만 이 소설은  뻔하게 이어가다가 뻔하지 않은 전개로 시작하고 있어서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다. 고객사의 돈을 유용했다가 모든 것이 밝혀지며 회생할 수 없는 처지가 되어버린 태오는 회사 옥상에서 새해를 맞이하려는 사람들의 카운트다운 소리를 들으며 몸을 던져버린다. 

그런데 태오는 죽음을 맞이하지 않고 잠에서 깨어나듯 일어나는데 눈을 뜬 세상이 2018년이다. 당황스러움도 잠시, 자신의 삶을 되돌릴 수 있다는 생각에 아무일도 없었던 듯 헤어진 여자친구의 집으로 달려가는데... 그때부터 예상밖의 이야기가 전개되기 시작해 이 책을 단숨에 읽을수밖에 없었다. 5년전의 세상으로 돌아간 것은 태오만이 아니라 지구의 모든 세계가 똑같이 5년전으로 돌아가버린 것이라는 발상은 그 이후에 벌어지는 일들에 대해 상상을 초월하기 시작한다.


하지만 역시 상상속의 세계지만 그 세계는 현실의 반영이 되는 세계이니 현실적인 문제들이 자꾸만 드러나게 된다. 죽은 사람이 살아나기도 하지만 5살이 안된 아이들의 삶은 온전히 사라져버렸고 어른이 되었지만 다시 미성년자로 돌아가 부조리한 생활을 살아가기도 한다. 세상이 5년전으로 리셋되었지만 문제는 사람들의 생각은 사라진 5년동안의 일을 모두 기억하고 있다는 것이다. 군복무를 했지만 리셋되어버리며 다시 군복무를 해야하는 황당한 억울함도 이해가 되긴했지만 5년동안 있었던 일에 대해 정말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없었던 일로 해버린다는 것은 선한 사람들에게는 별 차이가 없겠지만 그 시간동안 범죄를 저질렀던 사람들이나 다른 사람의 성공을 가로채버리는 일들에 대해 우리는 어떻게 대처해야할 것인가,를 생각해보면 세상은 절대로 리셋되면 안돌 것 같다. 


당신의 미래를 세탁해드립니다,라는 것은 사라진 5년의 시간을 모두가 기억하고 있지만 그 모든 상황을 바꿔놓을 수 없기때문에 억울함을 호소하는 이들의 문제를 해결해주기 위한 미래세탁법무사무실에서 의뢰받은 건을 해결해주는 이야기를 말하고 있다. 재미있는 이야기에서 시작하고 있지만 감동적이기도 하고 세상은 결국 정의로움이 이길 것이다,라는 것을 말하면서도 그것이 뻔하게 느껴지지 않아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소설이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