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칠리아는 눈물을 믿지 않는다 여행자를 위한 인문학
김상근 지음, 김도근 사진 / 시공사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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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자를 위한 인문학'이라고 되어 있지만 인문학보다는 여행서의 느낌으로 가볍게 읽어 볼 생각을 하며 책을 펼쳤다. 시칠리아라는 섬에 대해서는 이탈리아의 구두코에 있는 섬이며 마피아의 근원지이고 이탈리아의 전통음식인 아란치니의 본고장이라는 것 정도만 알고 있었는데 시칠리아의 지정학적 위치에 대한 이야기나 마피아의 어원에 대한 이야기도 나오기는 하지만 아란치니에 대한 이야기는 없다. 이렇게 이야기를 꺼내면 문화에 대한 이야기가 없는가 싶어지지만 무어인의 머리(!) 옆에는 꼭 시칠리아 여인의 머리 장식 화분이 한쌍으로 같이 등장하는 이유에 대한 이야기도 나온다.


너무 급하게 이야기를 꺼내느라 떠오르는대로 시칠리아에 대한 언급을 했는데 이 책에서는 시칠리아의 원주민에 대해서부터 시작하고 있다. 저자도 제주도와 비교하듯 말하공 있지만 시칠리아는 제주도의 14배나 되는 큰 섬이고 에트나 화산은 한라산과는 달리 활화산이다. 제주의 설문대할망이나 삼성혈의 고양부 성씨에 대한 기원 같은 설화가 있는 것처럼 시칠리아 역시 기원신화가 존재한다. 물론 그리스 로마의 영향을 받아 비슷한 내용이 많기는 하지만.


이탈리아가 로마를 중심으로 도시국가로 번성한 국가라는 걸 생각해보면 시칠리아 역시 그들만의 국가를 이루고 군주정치가 있었으리라 예상해볼수도 있었을텐데 이 책을 읽기 전에는 그런 생각을 전혀 해보지 못했다는 것에 스스로 놀랍기도 했지만 책을 읽는 동안 시칠리아의 역사는 끊임없이 이어지는 침략과 수탈의 역사라는 것을 알게 되는 것이 더 놀라울뿐이었다. 로마의 역사이야기를 읽을 때 스키피오 아프리카누스가 아프리카 원정을 떠나 승리하 것에만 관심을 갖고 있었는데 시칠리아의 역사 이야기를 읽다보니 교두보같으 위치에서 시칠리아의 역할이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는 것도 새삼스럽게 느끼게 되었다. 유레카로 유명한 수학자 아르키메데스가 시칠리아의 시라쿠사 출신이라는 것 역시.


시칠리아의 역사를 시기별로 구분하여 현재에 이르기까지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데 많은 흥미로운 이야기들 중에 한가지만 더 언급해본다면 노르만의 정복(!)시기 로저2세의 통치하에 그가 남긴 문화적 공허 중 하나가 유럽 역사상 최초로 종이를 사용해 문서 기록을 남겼다고 하는데- 아랍의 파피루스가 시칠리아에서 페이퍼가 되었다고 한다 - 아랍의 지리학자 아드리시가 1154년 제작한 '로저의 책'에 신라가 표기되어 있는 지도가 있다는 것이다. 경주의 옛 이름인 계림의 아랍식 표현인 카이와라는 도시에 대해, "그곳을 방문한 여행자는 누구나 정착하여 다시 나오고 싶어하지 않는다. 그 이유는 그곳이 매우 풍족하고 살기 좋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하고 있는 것도 괜히 마음에 든다. 


직접 여행을 가보지는 못하지만 지중해의 멋진 섬에 대하 풍경을 기대해보며 가볍게 읽어보려다가 뜻밖에 시칠리아의 역사 이야기를 읽게 되어 깊이있게 읽기보다는 조금은 훑어가듯이 읽어 본 이야기였지만 시칠리아라는 섬에 대해 많은 것을 알게 되어 좋은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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