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컨트롤러 - 누가 내 선택을 조종하는가?
김민식 지음 / 21세기북스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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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결정장애가 있는 사람처럼 결단 내리는 것이 쉽지 않고 주위 사람들의 말에 주관없이 자주 흔들리곤 하는 팔랑귀를 가졌다,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이 책의 부제 '누가 내 선택을 조종하는가?'라는 물음에 대한 답을 찾는 것이 너무 궁금했다. 


오늘 점심은 냉장고에 있는 여러 채소들을 모아서 볶음밥을 해 먹을까 국수를 삶아 양념장에 비빔국수를 먹을까 다 귀찮으니 그냥 시판 비빔면을 먹을까 고민이다. 이때 어떤 선택을 해야하는가,라는 것은 내 마음의 움직임이라고 생각했지만 결국 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나의 두뇌라는 것이라고 이 책에서 설명하고 있다. 정말 가만히 생각해보면 영양을 생각한다면 밥을 먹을 것이고 피곤함이 더 크면 간단히 비빔면을 끓여먹고 끝낼 것 같은데 이 모든 결정이 나의 마음대로라기보다는 내 두뇌에서 먼저 결정하고 명령을 내리는 것이 맞는 것 같다. 그렇게 이 책을 읽다보면 인지심리학 역시 과학이라는 것과 비슷한 결이 아닐까 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내가 스스로를 팔랑귀라고 하지만 무턱대고 말을 듣는 것은 아니라는 걸 떠올려보면 더욱 그런 생각을 하게 된다. 타인에 대한 정보가 없는 경우 특별히 불신할 이유는 없지만 정체를 알 수 없는 소문이 돌 때 그 소문의 출처가 '직접'들은 얘기가 아니라면 일단 그 말을 믿지 않는 것에서부터 사실 확인을 시작하는데 실제로 내가 알고 있는 사람이 하지 않았을 것 같은 행동에 대한 소문이 도는 경우 확인해보면 거짓일 경우가 많다. 


타인에 대해 항상 부정적으로 말하는 사무실 직원이 있는데 다른 직원이 업무로 잠깐 자리를 비우는 경우에도 그걸 모르는 사람에게 그 직원은 늘 자리비운다 라고만 말을 하곤 한다. 별다른 정보가 없는 사람에게는 그 말이 영향을 미치지 않을 수 없다. 무의식중에 업무시간에 필요이상으로 자리를 자주 비우는 불성실한 직원으로 낙인찍힐 수 잇게 되는 것이다. 자리를 비우는 이유에 대해 설명하고 언제 들어 올 예정인지까지 메시지를 남기고 나갈 때 그 직원이 알았다는 대답을 하는 걸 들었는데 부서장이 자리에 없는 직원을 찾자 곧바로 모른다며, 늘 말없이 자리를 비운다, 라고 하는 걸 보며 경악했던 기억이 있다. 그 후에 유심히 지켜봤더니 자신에게만 유리하게 말을 하는 것을 넘어 타인에 대한 부정적인 언급을 서슴지않는 걸 보면서 저런 사람이 소시오패스인가 라는 생각을 했는데.


책을 읽다보니 내가 사회생활을 하면서 체험한 것들에 대해 심리실험 결과의 데이터로 확인할 수 있는 것도 많고 심리학, 특히 요즘 인지심리학에서 이야기하고 있는 내용들에 대해서도 흥미를 갖고 확인해볼 수 있는 이야기들이 많아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다. 사족으로 하나 덧붙여보자면, 아이들에게 봉사자가 되자, 과학자가 되자 라는 말보다는 봉사를 하자, 과학을 하자 라는 말을 하는 것이 더 긍정적인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하니 말 표현 하나도 좀 더 신경을 쓰면 좋다는 것을 모두가 인지할 수 있다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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