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오후는 반차를 내고 어머니 모시고 밥 먹으러 댕겨왔다. 요즘 말로 입터졌다고 하던데, 지난 달 감기에 걸리시고 도통 식사가 시원찮더니 감기 낫고 요즘은 식사를 잘 하신다. 어제도 해물뚝배기 한그릇 뚝딱. 그 동네에 런던베이글 생겼다고 가봤더니 예상보다 더 많은 차량과 대기자들이 득시글. 그래도 기다리고 입장하고 빵을 고르고 계산마치는데까지 한시간 안걸렸다는 것이 신기하다. 뭐가 대단하다고? 할수도 있지만 원래 베이글을 좋아했으니 나는 만족. - 지금 사무실에 혼자 있어서 이 글 쓰다가 생각나 뜯어먹다 남은 플레인 베이글 반쪽을 꺼내 먹고 있다. 조금만 덜 짜면 더 만족스럽겠지만. 뭐.


그래서 어제 오후에 집에 일찍 들어가 앉아있으려니 집중해서 읽을 책을 꺼내들고 싶었다. 사실 첫줄의 책들은 읽어야하는, 읽으려는, 오늘 받은 책들인데 책탑속에서 잊혀져가고 있던 - 책 받은지 일주일도 되지 않았는데 벌써 잊혀지고 있다니. 무섭구나. - 우체국 아가씨를 꺼내들고 읽기시작했다. 읽고 싶었던 책은 잠들기 전이나 아침에 꼭 조금씩이라도 읽는 습관을 갖기로 하니 책진도가 조금씩 나가고 있는 중. 숙제책은 당연히 기한내에 읽게 되겠지만 의무감없이 그냥 읽고 싶어서 구입한 책들은 자꾸 뒤로 미뤄지게 되는데 그러다보니 옥타비아 버틀러 신간도 이제야. 아니지. 이제야 구매를 했는데 - 사실 이제 구매,라는 건 지금 읽겠다는 뜻이었지만 6월 이내에 읽을 수 있으려나, 싶다. 


브루스 커밍스의 한국전쟁의 기원. 4.3에 대한 이야기를 할 때 자주 언급이 되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이 책을 지금 읽기에는 아직 마음이 동하지 않고 있다. 정치에 대한 무관심을 넘어 역사에 대한 무관심으로까지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 한동안 불편하기라도 했는데 이제는 불편함도 없이 그냥 그러려니 하게 된다. 

시사인 신간소식을 보고 있는데 이 책이 금서였구나. 번역이 안된것으로만 알고 있었는데. 흠.









[우리는 출근하지 않는다] "재택근무는 만병통치약이 아니고, 현대 자본주의의 위기를 바로잡겠다는 약속이 될 수도 없다"

저자는 유연근무제를 이렇게 평가한다. "출퇴근이 없다는 것은 아침저녁으로 자유 시간이 생긴다는 뜻이 아니었다. 침대에서 빠져나오자마자 폰을 움켜쥐고 출근 도장을 찍게 된다는 뜻이었다" 유연성이란 사실 '내내 일할 수 있음'을 의미했고, 참신한 아이디어를 번득이게 할 자연스러운 대화는 사라졌다. 그렇다고 사무실 노동으로 회귀해야 한다고 말하는 책은 아니다. 지속가능한 일터를 고민하는 이들에게 권한다. 

[동아시아 미술, 젠더로 읽다] "여성문제에 진보적이었던 나혜석이 정물과 풍경만 그린 건 어떻게 보아야 할까?"

한국이 여성들이 자리할 수 있는 미술사의 판도를 새로 짜야 한다고 생각한 이들이 조선 문인들의 미인도, 조선후기 문인화 속 책읽는 여인, 명청대 초상화, 일본 경직도 속 여성 노동, 자수 병풍 등을 분석했다,라는데. 관심이 갈듯말듯...








[가족의 역사를 씁니다] "그리고 아니나 다를 까 서로 또 치고받았다"

공부 잘하는 '계집애'라 안타깝다는 소리를 들으며 자랐다. 일본에 사는 조선인이라 장관은 못해도 박사는 할 수 있었다. 대학원에서 뭘 할 거냐고 묻는 말에 엉겁결에 '우리 집 역사를 쓰겠다'라고 답한다. 저자의 큰아버지는 시큰둥하게 1만엔을 내밀며 이렇게 말했다. "그런 걸 누가 읽겠냐?" 

'재일 코리안 3세. 여성. 사회학자'인 저자에게 자신의 가족은 역사가 비워둔 숱한 공백 중 하나였다. 제주4.3에서 살아남아 일본으로 이주해 삶을 일군 사람들이 들려주는 내밀한 생의 이야기는 곧 우리의 역사이기도 하다.


우연인지. 요즘 뉴스를 보는 일이 거의 없는데 퇴근하고 티비를 켰다가 7시 뉴스를 보게 됐다. 시리즈 기획 특집으로 재일제주인의 삶...뭐 그런 내용을 내보내고 있던데. 일본인들이 천하게 여기던 일을 조선인들이 다 도맡아했다는 이야기는 들었었는데. 원래 재일제주인들이 집성촌을 이뤘던 곳에서 조금 더 떨어진 곳에 그들의 흔적이 남아있다,라는 것만 들어서는 내용을 제대로 알지 못하는 것인데. 이 기획뉴스는 찾아 들어볼만한건데, 어제도 뉴스는 스킵.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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