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썰의 전당 : 서양미술 편 - 예술에 관한 세상의 모든 썰
KBS <예썰의 전당> 제작팀 지음, 양정무.이차희 감수 / 교보문고(단행본)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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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찮게 레 미제라블에 대한 이야기를 보지 않았다면 예썰의 전당,이라는 티비 프로그램에서 시청자들의 호응이 좋았던 서양미술편 이야기를 담았다고 한들 큰 관심을 갖지는 않았을 것이다. 속된 말로 '썰'을 풀어나가는 예술에 관한 이야기인데 개인의 취향일 수 있는 미학적인 관점에서 바라보는 예술 이야기가 아니라 예술 작품이 품고 있는 역사, 시대적 상황인 정치, 사회, 문화를 아우르며 말하고 있는 것에 더해 예술가 개인의 사상과 개인사까지 포함해 예술 작품에 얽혀있는 수많은 이야기들을 재미있게 풀어놓고 있다. 


예썰의 전당 서양미술편에는 이름만 들어도 잘 알 수 있을 것 같은 예술가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데 사실 관심을 갖고 있는 화가에 대한 여러 썰들은 대부분 한번쯤은 어느 책에선가 읽어본 기억이 있는 이야기들이기는하다. 하지만 이 책을 읽으며 새롭게 느껴지는 것은 예술은 역시 미학적인 관점에서 개인의 취향이 강하게 나타날 수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내 친구는 마티스의 그림을 좋아하는데 나는 마티스의 그림보다 호안 미로의 그림을 더 좋아한다. 호안 미로의 축제를 처음 봤을 때 정말 축제의 기쁨과 환호성이 들리는 것만 같았던 그 느낌을 잊지 못하기 때문이다. 내가 느꼈던 그런 감정을 어쩌면 마티스의 '춤'을 보며 또 다른 즐거움을 느끼게 될수도 있고 그래서인지 '내 그림들이 봄날의 즐거움을 담았으면 한다. 내가 얼마나 노력했는지 아무도 모르게"(337)라는 앙리 마티스의 말이 더 찰떡처럼 다가오고 있다. 


고흐와 고갱이 짧은 기간 함께 살았고 고흐가 귀를 자르는 자해 사건에 대해서는 미술에 관심이 없는 사람도 아는 사건이겠지만 고갱이 고흐의 해바라기 그림을 좋아했다는 것은 또 새롭다. 비슷한 색감과 느낌이지만 고갱보다는 앙리 루소의 그림이 더 좋은데다 고갱이 진심 고흐를 좋아한 것은 아니란 생각에 개인적으로 고갱에 대해선 그냥 그랬는데 고갱이 또 고흐에게 해바라기 그림을 그려달라고 했다니, 고갱과 고흐의 동행이 좀 더 좋았더라면 어땠을까 라는 생각도 해보게 된다. 


뭉크가 '인생의 춤'으로 사랑의 4단계를 표현하고 있기도 하지만 역시 기억에 남는 것은 윌리엄 호가스의 결혼세태 시리즈이다. 판화 연작으로 돈을 벌기도 했지만 시대를 풍자하는 호가스의 그림들은 지금의 우리들에게도 이 부조리한 시대를 돌아보게 하고 있다. 


예썰의 전당 서양미술편은 다른 책을 통해 알고 있는 이야기들이지만 짧고 굵게 작가와 작품세계를 보여주고 있어서 뭔가 정리되는 것 같아서 좋았다. 무엇보다 이전에는 그리 큰 관심이 없었던 알폰스 무하의 그림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는 것이 가장 큰 수확인 듯 하다. 아르누보풍의 곡선미 넘치는 아름다운 그림뿐만아니라 무하는 슬라브 민족의 역사를 담은 슬라브 서사시 연작 시리즈도 그렸는데 그의 그림을 더 많이 찾아보고 싶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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