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불가피한 운명을 순순히 받아들임으로써 두려움을 떨쳤다. 두려움에 대한 비밀을 말해보겠다. 두려움은 극단주의자다. 전부 아니면무, 언제나 양자택일이다. 두려움은 폭군과 같아서 어리석고 맹목적인절대권력을 휘두르며 인간의 삶을 지배하기도 하지만, 인간이 그것을극복하면 모든 힘을 잃고 연기처럼 사라져버린다. 그리고 또하나의 비밀, 두려움에 맞서 혁명을 일으켜 그 천박한 독재자를 무너뜨리는 방법은 이른바 ‘용기‘와는 별 상관이 없다. 비결은 훨씬 더 간단하다. 살아야 한다는 단순한 욕구. 내가 두려움을 버린 까닭은 지상에서 살아갈시간도 부족한 마당에 한순간도 겁에 질려 낭비할 수 없기 때문이었다.
쿠스로 경의 가르침은 바스쿠 미란다의 좌우명을 연상시켰는데, 나중J. 콘래드의 소설에서 똑같은 문장을 발견했다. 죽을 때까지는 살아야 한다.25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