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릴케인가. "릴케의 시에는 답이 없다. 인간의 언어로 제기된가장 아름답고 심오한 질문이 있을 뿐이다." 어디엔가 이렇게 쓴적이 있는데 이 말도 정확하지는 않다. 답이 ‘없다‘고 말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답이 있기는 하되 그것이 질문만큼 중요하지는 않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었다. 적어도 시에서는 그렇다. 위대하다는 시인들의 시를 읽으면서 그들의 답에 놀라본 적이 별로 없다. 그답은 너무 소박하거나 반대로 너무 거창했다. 그러나 누구도 시인들만큼 잘 묻기는 어렵다. 나는 그들로부터 질문하는 법을, 그 자세와 열도와 끈기를 배운다. 그것이 시를 읽는 한 가지 이유다. 인생은 질문하는 만큼만 살아지기 때문이다. 8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