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인이자 그 회의실에서 유일한 언론인으로서 나는 거기에모인 사람들에게 소셜미디어가 언론과 우리의 정보 생태계를 근본적으로 바꾸고 있다고 경고하고 싶었다.
인터넷을 사용하는 97퍼센트의 필리핀인이 페이스북을 사용하거든요, 마크!" 나는 이렇게 외치면서, 어느 정도는 이 흥미로운 소식이 그의 필리핀 방문을 유도하기를 바랐다. 그가 필리핀을 방문한다면 우리가 알아차리기 시작한 문제를 더 잘 이해할 수 있을 터였다. 언론인들이 어떻게 공격을 받고 있고 정부가 어떻게 소셜미디어 ‘인플루언서‘를 고용해 선전전을 벌이는지 말이다.
저커버그는 잠시 침묵했다. 내가 너무 지나치게 밀어붙인 건 아닌가 싶었다. "잠깐만요, 마리아." 그가 나를 똑바로 쳐다보며 말했다. "나머지 3퍼센트는 어디로 간 거예요?"
나 혼자만 이런 이야기를 하는 게 아니었다. 전세계 대통령, 시민사회, 언론인을 포괄하는 수많은 사람들이 페이스북이 우리의 민주주의를 황폐하게 하고 있다고 경고하기 시작했다. 페이스북이 바로 그때 조치를 취했다면 언론인, 인권활동가, 정치인 등 권력에 맞서 진실을 말했던 많은 사람들이 박해를 당하지 않았을 것이다.
음모론은 오늘날 우리가 목격하고 있는 것처럼 주류 정치를 주도하지 않고, 그것이 속했던 사회 주변부에 머무르고 있었을 것이다. - P25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