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쿠호오 이야기 - 규슈 지쿠호오 탄광을 중심으로 한 격동의 민중사, 평화교육시리즈 03
오오노 세츠코 지음, 김병진 옮김 / 커뮤니티 / 2007년 5월
평점 :
절판


   
 

 과거를 돌아보는 것은 현실을 제대로 보기 위함이고 미래를 평화와 공존으로 만들어 가는 작업입니다. 한일의 아이들이 역사를 바로 인식하고 서로 아파하고 부끄러워하고 분노하고 눈물을 흘리는 일은 위대한 일입니다. 반드시 밝은 미래가 올 것이기 때문입니다.

 
   


일본에서 일본영화의 아카데미 상이라고 할 수 있는 영화제의 상을 휩쓸었다는 '훌라걸스'의 감독은 한국인이라고 들었다. 아니, 엄밀히따져서 '한국인'이라고 규정할 수 있는지는 나도 모른다. 다만 재일한국인이라고 한다면 그가 자란 일본에서의 생활이 어떠했을지 막연히 상상이 된다는 말을 하고 싶었을뿐이다.
영화 훌라걸스는 점차 사양의 길을 걷고 있는 탄광촌에서의 삶의 모습을 그려내고 있다. 탄광촌의 모습은 어느 나라나 다 비슷하고 영화에서 보여지는 그들의 삶 역시 다 비슷하다. 적어도 내가 알고 있는 영화의 세계에서는 그렇다는 뜻이다.

그렇다면 지쿠호오 이야기 역시 그렇다는 이야기가 나오겠지. 한가지 다른 것은 일본의 탄광촌에 우리 민중들이 끌려가 차별과 억압을 당하며 지내야 했고, 그곳에 그들이 힘겨워 내던 신음같은 '아이고'가 울려퍼졌다는 것이겠지...

이 책은 탄광의 유래가 적혀있고, 탄광의 열악한 노동 환경이 적혀 있고, 일본 민중들의 삶의 애환이 적혀있다. 그리고 식민조선의 역사가 적혀있고, 합병 후 일본에서 학살당하고 착취당하고 억업받은 조선인들의 고난이 적혀있다. 우리가 몰랐던 일본의 숨은 민중사뿐만 아니라 지금 우리 세대가 실감하지 못하는 우리의 부모님과 조부모님들의 민중사가 적혀있다.

   
 

 우리가 '강제 연행을 생각하는 모임'을 처음 시작한 날은 1985년 3월 21일입니다. 그리고 딱 10년 동안 이 문제에 달라붙어 왔습니다. 조선반도는 가장 가까운 곳에 있으며, 또 역사적으로도 가장 관계 깊은 나라인데 왜 일본인은 지금까지 한국, 조선을 잘 알려고 하지 않았을까요.
우리들은 쇼와昭和와 함께 태어났고 황국사관에 의한 교육이 한창인 때 자라나 잘못된 조선관을 철저히 주입받았습니다. 때문에 조선 또는 조선인이라는 말을 입밖에 내는 것조차 차별로 연결되지 않을까 염려했습니다. 그렇듯 일본인의 역사관이 음으로 양으로 저희들의 마음을 지배해 왔었습니다.
'강제 연행을 생각하는 모임'은 그러한 잘못된 조선관, 조선인관을 떨어 없애기 위해 역사 학습을 시작했습니다. 여러분 앞에서 이 그림 연극을 상연하는 데 있어 저는 아직 힘이 모자랍니다. 부끄럽기 짝이 없습니다. 그렇지만 저도 반성하면서 더 알기 쉽게 고쳐 나갈 작정이므로 아무쪼록 잘 보아주시기 바랍니다.(123)

 
   

내 정리되지 않는 이야기보다는 오히려 저자인 오오노 세츠코의 글을 바로 이야기하는 것이 훨씬 이 책에 대해 잘 설명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림과 이야기가 어우러져 있는 이 책은 내가 한번 읽어보고 끝내버릴 책이 아니다. 더구나 그림이 나와 있다고 아이들에게 읽어보라고 던져 주고 말 책은 더더욱 아니다. 우리가 같이 그림 한 장 한 장 살펴보고 이야기를 하나 하나 살펴보고 같이 이야기 해봐야 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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