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인기 있는 SF는 대부분 포스트 아포칼립스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현재 사회의 문제를 다루려는 의도에서 특정 문제를 종말과 연결시켜 극대화하면서 그 결과로 생겨난 포스트 아포칼립스 사회를 증거로 내놓는다. 즉, 종말이라는 단절이 있음에도 그 단절 양측의 사회는 무언가 연관성이 있다. 그리고 미래의 낯선 사회에서 그 연관성을 찾는과정 중에 SF적 인지적 낯섦이 작동한다.
결국 현재의 과학지식을 무시할 수 있는 세상을 만들 수는 있지만, 사회적·정치적·역사적 지식을 무시할 수는 없는 것이다. 그런데 우주에서는 그런 제약을 뛰어넘을 수 있다. 지구와 다른 곳을 상상하면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구와 엄청 차이 나는 아주 색다른 행성은 많지 않다. 그곳에 사는 외계인들의 외양과 그들의 문명도 다르게 보일 수있지만, 정작 행성 자체는 지구와 별반 차이가 없다.
스페이스 오페라가 외계 행성에 새로움을 부여하기 위해 특별히 고민한 것 같지는 않다. <스타워즈>에도 외계 행성이 많이 나오지만 각각의 행성들에 엄청난 특성을 부여해 차이를 만들지는 않았다. 만약 앞으로 이런 작품들이 계속 창작된다면 외계 행성을 얼마나 다르고 특색 있게 창조해낼 것인지를 고민할 필요가 있다. <아바타> 속 행성도 색다른 생명체와 광물 그리고 문명이 있기는 하지만, 여전히 산과 바다 그리고 나무가 있는 곳이다.
119-120

자신이 행복한 그 순간들을 찾아서 가는 것이다. 그때그것이 왜 행복한지 고민해볼 수 있는 계기가 된다. 따라서우리는 자신을 되돌아보는 질문, 즉 자기반영적 질문을 계속해서 던질 수 있다. 이처럼 다중적 시간관은 단선적 시간관과 다른 시간여행을 가능하게 함으로써 개인의 선택이나 가치관이 더 부각되고, 개인이 점점 더 자기반영적인 질문을 던지게 한다. 이는 독자들도 마찬가지다. - P6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