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M2.5. 글자와 숫자, 치명적인 위협을 숨기고 있는 건조한 표기.
2.5마이크로그램보다 작은 초미세먼지. 대부분의 박테리아에 비해 크기가 절반이고 일부 바이러스보다 더 작은 미립자, 머리카락 굵기의 30분의 1. 모여 있으면 햇볕이 침침해지고 건물과 산의 형체가 흐려지는 물질. 하지만 각각은 가장 성능이 좋은 도구가 있어야만 볼 수 있다. 전자현미경으로 들여다보면 어둡고 불길하다. 각자 모양도 다르다. 어떤 것은 부드럽고 둥글게 생겼고, 어떤 것은 삐죽삐죽하고 면이 많으며, 불규칙한 타원형으로 구부러진 사슬과 나뭇가지 모양으로도 늘어나 있다. 아니면 이상한 모양의 찰흙 덩어리나 밀도 높은 솜털처럼 짓눌려 있다. 초미세먼지를 구성하는 것들은 인간이 태울 수 있는 모든 것 안에 들어찬 온갖 성분들이다. 탄소와 규소, 철과 알루미늄, 타이타늄과 황, 그리고 구리와 텅스텐과 납. 때로는 형체가 바뀌고 비틀어져서 치명적인 새 파트너와 결합한다. 그런데도 여전히 바람을 타고 수천 킬로미터를 날아 대양과 대륙을 건널수 있을 정도로 가볍다. 창문 아래의 틈을 비집고 들어갈 정도로, 공기가 가는 곳이면 어디든 갈 수 있을 정도로, 어딘가에서 누군가가 들이마실 때까지. 몸속에 들어간 다음에는 폐를 통해 깊이, 더 깊이내려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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