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먼저 시작했고, 누가 정당한지 같은 논리적 사고는 질실할 것 같은 공포와 증오 앞에서 모든 의미를 상실했다. 모두가 복수를 원했다. 공포는 증오를, 증오는 공포를 키우고 있었다. 191



나는 망치로 머리를 한 대 얻어맞은 것 같았다. 장애가 있는 그 아이가 뭘 하려는 것인지 알 것 같았다. 갈매기 대학살이 있었던 날, 그 아이가 땅바닥으로 허리를 숙였다. 일어났던 장면이 내 눈앞에 그려졌다. 그때는 이런 행동에 아무런 의미를 두지 않았었지만, 이젠 알 것 같았다. 그 아이느 ㄴ갈매기의 알을 구하고 있던 거였다. 그 알을 아무도 모르게 닭장으로 옮겨서 닭이 품도록 했던 것이었다.

'인간이란 얼마나 묘한 존재인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전혀 기대하지 않았던 사람에게서 이런 모습을 보게 되다니. 204-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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