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하는 한국사 - 시와 노래로 만나는 우리 역사
조혜영 지음 / 푸른들녘 / 2022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아랫집 윗집 사이에 울타리는 있지만

기쁜 일 슬픈 일 모두 내일처럼 여기며

서로서로 도와가며 한 집처럼 지내자

우리는 한겨레다 단군의 자손이다


이 가사를 보며 노래를 흥얼거릴 수 있는 사람은 이 노래의 의미를 알고 있을 것이다. 이 노래 제목이 뭐였더라? 하며 찾아보니 노래 제목은 '서로서로 도와가며'이다. 제목이 놀랍지는 않은데 이 글에 누군가 달아놓은 댓글이 놀랍다. 아랫집 윗집 사이에 울타리가 어떻게 있냐고 묻고 있었는데 이 노래의 의미에 대해 전혀 모른다는 것이 분명하다. 울타리는 38선을 의미하는 것이고 그렇게 생각한다면 마지막 줄 가사의 의미가 더 뚜렷해질텐데 통일의 당위성이 사라져가는 시대에 그 의미마저 무색해질 수 있다는 생각이 들기시작하고 있다. 물론 그럼에도 한두가지의 설명만으로 이 노래의 의미를 알 수 있을 것이고 이를 통해 우리나라의 현대사를 떠올릴 수 있을 것이다. 


이 책 '노래하는 한국사'는 이런 이야기를 담고 있다. 현대의 노래와 현대사는 없지만 고대의 공무도하부터 시작해서 해방이후의 노래까지 노랫말을 통한 당대의 역사이야기를 하나의 연극무대처럼 풀어설명해주고 있는데 각 무대의 마지막에 '커튼콜' 코너에서 생각해볼만한 토론주제를 제기해주고 있다. 각 무대마다 중고등학교의 교과과정 부분과 연결하여 함께 보면 좋다는 언급도 있는데, 교사나 부모가 아이들과 함께 읽어나가며 역사를 배우고 역사속 사실을 분석하는 관점을 갖게 할 수 있을 것 같아 좋은 것 같다. 


여러가지 이야기가 담겨있지만 노래와는 달리 뜻밖의 이야기를 언급하고 있는 <정읍사>는 특별히 끄집어내고 싶다. '어긔야 어강도리 아으 아롱디리'라는 후렴구때문에 익숙한 느낌이지만 이 노래가 담고 있는 것은 남편만을 기다리다 망부석이 되어버린 여인의 이야기라 수동적인 여성의 삶에서 무엇을 이야기할까 싶었는데 왕비가 새로운 왕을 결정한 고구려 고국천왕의 왕비 우씨, 자신의 삶을 스스로 개척한 평강공주, 신라의 선덕,진덕,진성여왕 그리고 백제의 평범한 백성 도미의 아내가 왕권에도 굴하지 않고 지혜롭게 가정을 지켜낸 이야기를 말하며 고대의 여성이 순종적인 삶만을 살지는 않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노래가 그 시대성을 말해주기도 하지만 그 시대의 모든것을 말해주지는 않는 것임을 또한 기억해야할 것 같다. 


새로운 관점으로 역사적 사실을 알게 되는 여러 단서들 - 이 책에서는 노래를 통해 말하고 있는 것인데 내용자체가 어렵지 않고 흥미롭게 읽을 수 있어 좋았다. 고대의 노래는 학창시절 고전문학수업을 통해 익숙한 노래들이고 (또한 가수 이상은의 '공무도하'앨범을 통해 더 익숙하기도 한 가락이기도 해서) 조선시대의 시조 역시 익숙한 것이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근현대로 오면서 오히려 더 모르는 노래가 많다. 근현대사를 배울 기회가 없었던 것 같기도 하고 특히 일제강점기 이후 친일청산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정치 이념과 사상으로 인해 현대사는 더더구나 개인적인 관심없이는 역사적 사실에 접근하는 것이 그리 쉽지는 않다. 그러니 한국사에 대해 좀 더 알고 싶거나 역사적 사실과 의미에 대해 아이들과 함께 이야기하고 싶은 부모에게는 이 책이 접근하기 좋을 것이라 추천하고 싶기는 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