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만인들이라는 말에 대해 차근차근 생각해보자. 혁명의 대혼돈이 요동치던 그 천지개벽의 세월에, 누더기를 걸치고, 포효하고, 사납게 곤봉이나 창을 높이 쳐들고, 무너져 버린 빠리 구시가지로 쏠아져 들어오던 그 까칠한 사람들이 무엇을 원했을까? 그들은 압제와폭정과 검의 종말을, 인간을 위한 노동, 아이들의 교육, 여인에 대한 사회적 온정, 자유, 평등, 박애, 모든 이들에게 돌아가는 빵, 모든 사람들을 위한 이념, 신천지, 진보를 원하였다. 신성하고 유익하며 달콤한 그것, 즉 진보를, 극단으로 몰려 자신들조차도 스스로를 통제할 수 없게 된 그들이, 헐벗은 채 몽치를 손에 들고 입으로는 처절한 포효성을 토하며, 무시무시한 기세로 그것을 요구하였다. 그들이 야만인들이었다고 하자. 그러나 문명에서 나온 야만인들이었다.
그들은 맹렬한 기세로 권리를 선포하였다. 그들은, 두려워 벌벌떨면서도 인류가 낙원으로 들어가도록, 인류를 강압하려 하였다. 그들의 모습이 미개인들 같았으되, 실은 구원자들이었다. 그들은 비록 암흑의 가면을 썼으되 광명을 요구하였다. 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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