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셰프 서유구의 만두 이야기 임원경제지 전통음식 복원 및 현대화 시리즈 10
우석대학교 전통생활문화연구소 외 지음, 임원경제연구소.이윤호 옮김, 곽미경 감수 / 자연경실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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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집은 명절과 상관없이 만두를 자주 해 먹었었다. 막내인 나는 어렸을 적엔 만두피에 밀가루 묻히기를 담당하다가 커가면서 만두속을 넣고 만두피를 빚는 담당까지 하게 되었는데 - 물론 이것은 내 실력이 일취월장했다는 것이 아니라 형제들이 하나둘씩 독립을 했기 때문에 어머니가 만두해먹자 라고 하시면 멸치육수를 만들어 만두를 끓이는 것을 빼고 모든 과정을 직접 하기 시작했는데 조금 더 나이를 먹으니 이제는 그냥 냉동만두를 쟁여두고 먹게 되어 가끔 그 어디에서도 먹을 수 없는 집만두가 그립기는 하다. 황해도가 고향인 어머니는 이북식의 큰 왕만두를 만드셨지만 육고기를 안드셔서 만두속은 단순하게 두부, 김치, 달걀만 넣어 만드셨는데 그 단순한 만두의 맛을 능가하는 만두는 아직 맛보지 못했다. 


조선 셰프 서유구의 만두 이야기에는 이런 내 최애의 집만두 이야기는 없지만 정조지를 토대로 - 정조지란 조선후기 실학자인 풍석 서유구 선생이 일생을 바쳐 남긴 실용대백과사전인 임원경제지 여덟전째 지,를 일컫는다(9) - 옛만두를 복원해 만들어보고, 이어 우리의 전통 만두와 현시대의 입맛에 맞게 변형되어 만들어지는 현대의 만두와 세계의 만두까지 세상의 수많은 만두를 다 담고 있다. 이런 만두의 기원에 대해서는 여러 이야기가 있다고 하지만 역시 모두의 마음에 드는 것은 제갈량의 이야기일 것이다. 사람머리를 베어 제사를 지내야한다는 것에 사람 머리 모양의 만두를 빚어 수신에게 바쳐 무사히 강을 건넜다는 이야기에는 사람의 생명을 소중히 여긴다는 의미가 있어서 그런 것인지도 모르겠지만.

하지만 제갈량 이전에 이미 만두라는 음식은 존재했다고 하며 메소포타미아 사람들은 3500년전에 이미 지금의 만두와 별로 다르지 않은 만두를 만들어 먹었다고 하니 만두가 어느 순간에 새로인 탄생한 음식은 아닌 것 같다. 


만두가 뭐 특별한 것이 있겠나, 싶었지만 만두피없이 고기로 속을 감싸거나 굴림 만두를 만들기도 하고 만두피를 숭어살로 만드는 어만두, 원추리꽃이나 옥잠화꽃으로도 만들고 가장 신기했던 것은 연꽃씨방으로 만드는 연방만두였다. 호박꽃을 이용하는 것은 이탈리아 음식에서도 봤었어서 그런지 먹어보고 싶은 마음이 컸다. 좋아하지 않아 별 관심은 없었지만 닭껍질, 명태껍질, 천엽 같은 것으로도 만두피로 이용하고 메추라기, 참새를 이용하기도 하니 만두라는 음식에 대한 정의가 정말 광범위하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 사실 닭 속을 채워 끓이는 삼계탕도 그냥 쪄먹으면 닭만두가 되려나 라는 생각도 쌩뚱맞게 떠올린다. 그러고보면 만두는 정말 다양한 재료의 조화를 통해 최상의 맛을 내는 음식이 아닐까.


시대의 요구는 먹고 사는 음식에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채식 만두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고 식재료 고유의 맛을 살리기 위한 재료의 변화나 지역과 영양을 맞춘 대체 재료를 넣고 특히 최근 안주에 적합한 만두를 만들어내는 것 등 우리의 만두도 다양하게 늘어나고 있다고 하니 좀 더 다양한 만두를 먹을 수 있다는 생각에 벌써 입맛을 다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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