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임산부들이 친구의 초상집에서 밤을 새며 무슨 생각을할지 궁금했다. 내 고향 친구들이라면 일종의 죄의식을 느낄 것이다. 그들이라면 자식 잃은 부모 앞에서 커다랗게 농익은 과일처럼 부풀어 오른 배를 차마 내밀고 앉아 있지 못하겠지. 건강한아이를 갓 출산한 친구는 경미한 신체장애가 있는 딸아이를 둔친구 앞에서 몸둘바를 몰랐다. 새로 임신한 또 다른 친구는 불임인 친구와 얘기할 때면 임신에 대한 말은 입도 뻥끗하지 못했다. 두 사람 모두 자신의 행운에 죄의식을 느낀 것이다. 그러나 이곳 사람들은 달랐다. 아마존에서 죽음은 이상 현상이 아니다. 죽음은 날마다 함께하는 길동무다. 두려움 없이 슬픔을 잊고 함께하는 게 아니라 평정심과 기품을 지니고 날마다 함께 걷는 동반자 말이다.
집 안에 있는 사람들 대부분은 아이 잃은 가족과 함께 밤을지새울 것이다. 더러는 잠들겠지만, 나머지는 담배를 피우며 카드를 치거나 마사토를 마시며 긴 얘기를 나눌 것이다. 그들은 자신을 선물하듯 초상집에 나타났다. 상을 치르는 가족이 혼자가아님을 증명해주기 위해 이들 곁에 머물렀다. 이것은 일종의 선물이었다. 그들은 죽음에 맞서 싸우기보다 외로움에 맞서 싸운다.
도처에 널린 죽음과 맞닥뜨리고 있는 사람들답게 모두가 먹을거리를 가져왔다. 먹을거리는 곧 생명이다. 어떤 사람은 수탉한 마리를 가져왔다. 떠나기 직전에 우리는 마리오가 한 손으로수탉의 다리를 움켜쥔 채 다른 손에 양철 냄비를 들고 부엌으로가는 모습을 보았다. 곧이어 수탉의 비명이 들려왔다. 16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