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선은 그런 지섭의 얼굴을 한동안 쳐다보고 있었다. 묘하게도 그의 얼굴은 고양이 눈으로 보았을 때랑 인간의 눈으로 보았을 때가 다르다. 대체 뭐가 다르냐고, 자세히 말 좀 해보라고 한다면 딱히 할 말이 없었다. 그래도 분명한 것은 지금처럼 다양한 색깔이 드러나지 않았을 때, 그럴 때가 물가에 있는작은 바위처럼 그의 모습이 단아하고 단단해 보인다.
사실 고양이한테는 누군가의 잘생기고 화려한 겉모습이 중요하지 않다. 인간의 눈처럼 상대의 얼굴이 또렷하게 보이지않고 약간 흐릿하게 보이니, 고양이는 상대의 얼굴을 보고 어떻게 대할지 판단하지 않는다. 소리나 냄새 같은 내면의 표정들을 더 신경 쓴다. 그만큼 겉모습에 휘둘릴 가능성이 적어진다. 그런 측면에서 고양이는 인간보다 훨씬 순수하다. - P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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