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작 60센트의 자판기 커피지만, 단 몇분의 휴식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그들의 모습은 단순히 커피를 고르는 행위 그 이상이었다. 그것은 60센트가 ‘카르페 디엠‘이 되는 순간이었다. 60센트를 그렇게 쓰는 내 친구 카를로와 베르네의 여유로운 그 신중함은 내가 배워야 했던 것들이다. 인생은 선택의 자취라고 하지 않던가? 최선을 다해 선택한 사소한 순간들. 그 선택의 순간을 이으면 그게 인생이 된다는 말이 있다. 나는 이름도 기억나지 않는, 그저 내 손가락이 가장 편하게 누를 수 있는 좌측 상단의 버튼을 매번 눌렀다. 당연히 매일 같은 커피가 나왔다. 2년 조금 안 되는 시간 동안 나는 자판기 앞에서 단 하나의 점밖에 찍지 못했다. 자판기에 붙은 수많은 이름 속에서매번 다른 커피를 선택했던 친구들은 나보다 다양한 점을 찍었다. 그들의 점을 이은 선은 나의 선보다 훨씬 풍요로운 삶으로 이어졌으리라는 깨침을 얻기까지 참으로 오랜 시간이 건조하게 지나갔다. 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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