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 우리가 울었던 게 Y에게 배신당한 통증 때문이었는지 아니면 그의 죽음이 야기한 충격 때문이었는지 나는 알지 못한다.그날 우리가 안았던 게 서로의 몸이었는지, 아니면 배신감에 치떨리던 상실의 마음이었는지 아직도 확신할 수 없다. 다만 그날 나는 결심했다. 미래 같은 것은 함부로 기약하지 않기로 이제 더이상, 그 어떤 믿음도 갖지 않기로.불행히도 그렇게 결심하자. 나는 다시 사진을 찍을 수 없게 되었다. - P18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