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공격한 건 용서할 거야. 하지만 또 다른 이유로 우리를 미워하게 될 테지. 다른 종족들도 마찬가지고, 네 종족은 마지막까지 서로 적일 수밖에 없다.˝
파인스타는 꼬리를 축 늘어뜨린 채 터덜터덜 앞으로 걸어갔다. 소리내어 말을 하고는 있지만, 블루퍼에게 하는 말 같지는 않았다.
˝그렇지만 우린 모두 같은 것을 원하고 있어. 사냥할 수 있는 먹잇감,
새끼들을 기를 수 있는 안전한 영역, 그리고 조상들과 꿈을 나눌 수 있는 평화, 이런 단순한 욕심 때문에 서로를 미워해야만 하는 걸까?˝
블루퍼는 종족 지도자의 뒷모습을 빤히 바라보았다. 파인스타는 정말 종족의 삶을 저렇게 보는 걸까? 미워하고 경쟁하는 것만이 전부는아니다! 전사의 규약은 그들에게 자기 종족을 보호하고 자기 것을 지키기 위해 싸우라고 말한다. 하지만 그 말이 그저 경계 밖의 모든 고양이를 미워하라는 뜻일까? 블루퍼는 황무지를 바라보며, 바람족 진영과 엄마가 목숨을 잃은 곳을 눈으로 찾아보았다. 어쩌면 정말로 그게 전부일지도 모른다. 블루퍼는 영원히 바람을 미워할 것이다. 사랑하는이들을 해치는 종족은 누구든 미워하게 될 테고, 지금까지 본 대로라면 다른 종족들은 그저 미움의 대상일 뿐이었다. 32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