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는 배의 전경이 내려다보이는 난간에서 딸을 발견했다.
˝정말 멋진 선박이에요, 엄마.˝ 리아가 감탄하며 말했다. ˝하지만 불필요한 장치가 너무 많아요.˝ 리이는 화물 출입구를 통해 화물을 배의 짐칸으로 내리며 투덜거리는 선원들을 가리켰다. 항해가 시작되기 전의 사르담호는 마치 먹이를 잔뜩 줘야 하는 짐승이라도 된 것처럼 보였다. ˝더 좋은 도르래와 지렛대가 있으면 절반의 노동력만으로도 충분할 거예요. 제가 설계할 수 있어요, 만약 그들이..….˝
˝그들은 원하지 않을 거야, 절대로. 사라가 말을 가로막았다. ˝리아야, 너의 지혜는 주머니에 넣어 두렴, 우리가 아무리 좋은 의도로 말해도 남자들은 그걸 받아들이려 하지 않는단다.˝
리아는 불만족스러운 도르래를 바라보며 입술을 삐죽 내밀었다.
˝너무 작은 장치에요. 왜 제가 설계하면 안 되는 …˝
˝왜냐하면 남자들은 멍청하게 느껴지는 걸 싫어하고, 네가 말을 시작하면 그렇게 느끼기 시작하지. 단지 그뿐이란다.˝ 사라는 딸의 얼굴을 어루만지며 그곳에서 본 혼란을 덜어 내기를 바랐다. ˝지혜는힘의 한 종류지만 남자들은 자기보다 똑똑한 여자를 받아들이지 않으려 해. 자존심이 그걸 허락하지 않는 거야. 자존심은 남자들이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것이란다.˝ 사라는 적당한 말을 찾지 못하고 고개를 저었다. ˝그건 네가 이해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야. 원래 세상이 그래, 바타비아에서는 너를 사랑해 주고 아버지를 두려워하는 사람들에게 둘러싸인 요새가 있었지만 사르담호에는 그런 보호막이 없단다.˝
어떤 어머니도 자녀에게 재능을 숨기라고 말하고 싶지는 않겠지만 사라는 딸을 가시덤불 속으로 밀어 넣을 수 없었다.
˝ 이런 일이 오래 가지는 않을거야. 약속할게. 머지않아 우리는 안전해질테고 우리 뜻대로 삶을 살아갈 수 있을거야.˝ 45







사람들이 하늘에 목소리를 전하는 이유는 더 좋은 수확, 건강한 아이 또는 온화한 겨울 등부탁할 것이 있기 때문이었다. 신은 희망이었고, 인간은 따뜻함과 음식을 필요로 하듯이 희망이 필요했다.
그러나 희망과 함께 절망이 찾아왔다.
억눌린 사람들은 자신들의 불행에 대한 설명을 원했지만 그들이 진정으로 원했던 것은 비난할 대상이었다. 농작물을 망쳐 놓은 병충해 때문에 가난한 여자들은 마녀라는 비난을 받으면서 희생양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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