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미호 식당 3 : 약속 식당 특서 청소년문학 25
박현숙 지음 / 특별한서재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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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속을 지킨다,라는 것의 의미는 무엇일까.

책을 다 읽고난 후 예상대로 끝이 날 것이라는 것과 달리 잠시 멈칫하게 되는 끝이었다. 그런데 고민을 많이 했다는 작가의 말을 읽으니 그 잠시 멈췄던 순간 내가 어떤 생각을 했었는지 다시 떠올려보게 된다. 


유채우는 이 세상에서 죽은 사람이고 환생을 위해 기다리던 중 천년묵은 여우 만호를 만나게 된다. 저승에서 이승에 대한 기억을 지우고 환생해야하는데 채우는 사람의 혼을 먹고 사람이 되기위한 만호의 꼬드김에 빠져 채우가 꼭 만나 약속을 지키고 싶은 설이를 찾기 위해 환생을 포기하고 소멸되는 백일간의 특별한 삶을 선택한다. 

사실 채우는 설이를 지켜주려다 맞아 죽은 것이었고, 살아있을 때 설이와 함께 개발중이던 '파감로맨스' 요리의 완성을 위해 이 세상 어딘가에 있을 설이를 찾아 이 세상으로 온 것이다. 이렇게 채우는 약속식당을 운영하게 된다. 하지만 이 세상은 이미 채우가 살았던 세상 그대로가 아니기때문에 설이 역시 설이 그대로의 모습이 아니라 다른 모습으로 살아가고 있기때문에 설이를 찾는 것이 쉽지않다. 채우는 설이가 자신과 함께 만들던 음식을 기억해주기를 바라며 더 많은 손님이 약속식당을 찾아오게 하기 위해 나서는데...

채우는 설이를 찾게 될까? 설이를 찾지 못하고 채우에게 주어진 시간이 지나가버리면 아무 의미없이 채우의 혼은 소멸되어 버리는데 소멸되어버리기 전에 생전에 했던 약속을 지킬 수 있을까?


설이를 찾는 채우의 이야기에 약속식당이 자리잡은 집의 이층에서 일어났던 사건 - 그 집에서 살던 일가족이 어느날 갑자기 깜쪽같이 사라져버린 불가사의한 미스터리가 더해지면서 뭔가 새로운 사건 전개의 기대감이 생기기도 한다. 그런데 내게는 오히려 그 이야기가 소설의 중심주제를 강조해주지 못하고 좀 이분화되는 느낌이 들었다. 

설이를 찾는 과정에서 그녀를 찾을 수 있는 유일한 단서는 게 알레르기가 있다는 것인데 환생을 한 설이가 전혀 다른 모습으로 살아가고 있을 것이라면서도 그 알레르기는 그대로 남아있을까,라는 의구심은 이 소설의 전체적인 구성이 좀 우연이 겹쳐지는 것 같아 이야기 자체의 흥미로움은 좀 떨어기지는 했다. 하지만 그 흔한 이전 세상에서의 약속이 환생이후에 이루어질 것이라는 빤한 내용이 아니라서 조금은 다른 감상을 갖게 된다. 

저자의 말처럼 불확실한 다음 생에 대한 기대감으로 현재의 우리에게 위로가 되는 이야기가 아니라 그냥 다음생은 모르겠고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지금 이순간 내 곁에 있는 존재에 최선을 다하는 것이 더 나은 것이란 생각을 하게 되는 것이다. 


조금은 가볍게 읽은 책이기는 하지만 그래도 내가 언젠가 꼭 약속을 지킨다는 막연함이 아니라 지금 현재 내 삶에서 약속을 지키기 위해 바로 지금 무엇인가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을 새삼 하게 된다. 다른 누군가와의 약속뿐 아니라 나 자신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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