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 돌아가시고난 후,
마당에 화사하거나 소박하게 피어나던 꽃들이 절로 피어난것이 아님을 깨달았던 기억이 떠올랐습니다.
어느날 어머니마저 병원에 몇달 입원하신동안 더 많은 집안일들이 저절로 해결되는것이 아님을 깨달았습니다.
그래서인지 자꾸만 언젠가 어머니의 부재를 느끼게 될 날이 오리라는 생각은.
회피하고만싶지만. 그럴수록 더 함께하는 시간을 소중히 여겨야할텐데 오늘도 여지없이 피곤하다며 잠만자고 있었습니다.

어느 날 출근해서 화분을 들여다보니 드디어 꽃받침이 맺혔다. 이제 노랗게 해바라기 피어날 것이다 생각하니 가슴이 떨렸다. 아버지에게 들고 가서 나도 이렇게 잘 키운 식물 있다고 자랑하고 싶은데, 이 세상에 계시지 않으니, 아버지가 밥상에 풋고추 따서 올려주던 것처럼 꽃봉오리 맺힌 날 무덤가에 올려놓으면 기뻐하시려나.
나이 먹어 처음 식물을 기르면서 그리움을 배운다. 해바라기를 다 키우고 나면 제대로 된 화분에 씨앗을 심어볼까. 조금 더 용기가 나면 아버지가 그랬던 것처럼 베란다에 고추 모종을 심을지도 모른다. 마음에 그리운 것 있는 분들은 화분에 씨앗 한번 뿌려보면 어떨지. 어떤 그리움은 꽃으로 피어나기도 한다. 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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