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뉴브 인문 서가에 꽂힌 작가들
클라우디오 마그리스 지음, 이승수 옮김 / 문학동네 / 201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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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에 느낌을 적는 경우 행복을 가장하며 창작하게 되는 듯하다. 사실 글쓰기는 극도의 고적감, 실존과 무, 삶이 공허할뿐인 순간들, 상실, 공포를 진정으로 표현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 그런 감정을 쓰려는 사실만으로도, 어떤 식으로든 그 공허감은 다시 채워져 그것에 형태를 주며 공포와 대화할 수 있게 해주고, 그래서 조금이나마 의기양양하게 해준다. 비극을 그린 훌륭한 글들이 존재하지만, 죽어가는 사람이나 죽고 싶은 사람에게 이 글들은 죽음의 순간 혹은 죽음을 갈망하는 순간에 느껴지는 이 찰나의 고통에는 끔찍이도 맞지 않는 너무나 사치스러운 소리로 들릴 것이다. 1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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