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뉴브 인문 서가에 꽂힌 작가들
클라우디오 마그리스 지음, 이승수 옮김 / 문학동네 / 201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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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맨손으로 제3제국에 대항하다

울름에서 독일의 내면성을 상징하는 커다란 꽃이 피어났다. 히틀러 정권에 반대하며 맹렬히 싸우다가 체포되어 사형선고를 받고1943년 처형당한 한스와 조피 숄 남매‘는 울름 출신이고, 현재 그들 이름을 딴 고등학교가 있다. 그들의 이야기는 크라토스 Kratos에 대항하는 에토스Ethos의 순수한 저항을 보여주는 예다. 그들은 대개의 사람들이 수치스럽지만 어쩔 수 없이 받아들여야 한다고 느꼈던 것에 저항할 줄 알았다. 골로 만 이 썼듯이 그들은 제3제국의 거대 권력에 대항하여 맨손으로 싸웠고, 자신들의 윤전기만으로 나치의 정치군사기구에 대항해 이 기계로 히틀러에 반대하는 선전문을 찍어 유포시켰다. 그들은 젊었고 죽고 싶지 않았으며, 조피가 사형집행일에 조용히 말했듯, 좋은 날을 뒤로하고 작별을 고하기 싫었다. 하지만 목숨이 최상의 가치는 아니며, 목숨보다 더 가치 있는 무엇, 해처럼 삶을 밝고 뜨겁게 만드는 무엇을 위해 헌신할 때 삶이 더 사랑스럽고 유쾌해진다는 것을, 그들은 알고 있었다. 두려움 없이 그들이 조용히 죽음을 맞았던 것은, 이 세상의 원칙이 이미 심판받고 있음을 잘 알고 있었던것이다. 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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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교를 졸업한다고 그 옛날 처음으로 오래비에게 책선물을 받았는데 그 책이 바로 아무도 미워하지 않는 자의 죽음,이었다.
어린 내게 죽음이 다가오지는 않았지만 한동안 무죄한 이들의 죽음에 대한 충격은 쉽게 잊히지않았었던 기억이 있다.
지금 다시 그들을 떠올려보면.
평범한 그들의 위대함에 뭐라 표현할 말이 없다.
오늘 이 짧은 글에서 그 많은 걸 다시 느낀다.
아니, 내 말은 전혀 필요가 없는 말일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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