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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열 개의 길 - 로마에서 런던까지 이어지는 서유럽 역사 여행기
이상엽 지음 / 크루 / 2021년 12월
평점 :
열 개의 길이 구체적으로 어떻게 이어지는 것일지는 몰라도 로마에서부터 런던까지 이어지는 서유럽 역사 여행기,라고 했을 때 가장 먼저 떠오른 건 좀 쌩뚱맞을지 모르지만 켈트족이었다. 얼마전에 읽은 책이 무엇이었는지는 기억해낼 수 없지만 로마에서 런던까지 이어지는 길은 정복과 전쟁의 역사가 이어지는 길이며 또 그렇게 유럽의 문화가 형성된 것이라 생각하며 글을 읽은 기억이 난다. 그래서 이 책에서 언급하고 있는 유럽 열 개의 길, 서유럽의 역사 여행로드는 인문학적 여행기라는 생각에 기대감이 컸다. 그런데 글을 읽다보니 역사, 문화적인 이야기의 깊이보다는 여행을 갔었던 기억과 가보지 못한 곳으로의 여행에 대한 꿈을 갖게 되는 것이 더 커지고 있다. 역사와 문화 이야기를 담고 있기는 하지만 이야기의 흐름이 유럽의 대표적인 관광지 중심으로 이어지고 있어서 조금은 서유럽 패키지 여행 역사 에세이같은 느낌이 더 크다는 것이 조금은 아쉬운 점이다.
열 개의 길을 통해 문명, 회복, 통일, 진보 등 각각의 테마로 구성하여 서유럽의 역사를 이야기 하고 있는데 그 첫 시작이 로마인 것은 그리 놀랍지 않다. 모든 길은 로마로 통한다,라고 하지 않는가.
이탈리아에 대한 이야기는 많이 알려져있기 때문에 책에서 다루고 있는 내용이 오히려 좀 쉽게 훑고 지나가는 느낌이었지만 나무가 아니라 숲을 보는 역사이야기라고 생각했을 때 르네상스의 인문부흥을 이끈 피렌체와 해상도시 베네치아를 거쳐 도시국가로 구성되었던 이탈리아의 통일을 이야기하는 밀라노의 이야기는 낯선 듯 낯설지 않은 이야기로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다.
이탈리아의 움부리아를 지나치며 산맥을 넘어 스위스의 루체른, 인터라겐, 제네바를 거쳐 파리와 런던까지의 여정은 역사에 대해서만이 아니라 여행을 꿈꾸는 여행지도를 떠올려보게 하기도 하고 있다. 움브리아를 지나갈 때 만났던 양떼들과 아씨시까지 가는 동안 봤던 이정표에서 이탈리아에도 순례길이 있다는 걸 보고 놀랐던 기억이 난다. 실제 프란치스코 성인은 아씨시에서 로마까지 교황을 만나러 갈 때 그 길을 걸었으리라 생각해보고 있으려니 그 먼길을 어떻게 갔을까 싶기도 하고. 그때는 베네치아까지 내려갔다가 다시 로마로 올라왔지만 그때 언젠가 다시 여행을 하게 되면 아씨시에서 기차를 타고 파리로 넘어가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다. 내게는 여행의 길이겠지만 달리 생각해보면 과거 유럽은 그런 길을 통해 교류가 있었고 문화가 전파되었고 물론 전쟁도 그 길을 따라 일어났으리라.
이탈리아의 역사만 해도 책 한 권으로 부족하고 아니, 사실 프랑스의 벨 에포크 시대를 이야기하는 것만으로도 책 한 권으로 부족할 것이다. 하지만 이 책이 역사책은 아니며 여행에세이로서 여행을 더 풍부하게 만들어주는데 도움이 되는 글이 실려있는 것이라고 생각을 하면 나름 꽤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책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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