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르시아의 머리 - 오컬트 코믹 미스터리 스릴러
강태진 글.그림 / 아프로스미디어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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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싹하고 웃기고 흥미진진한 이야기' 가르시아의 머리는 '오컬트 코믹 미스터리 스릴러'로 분류되는 만화책이다. 오컬트는 잠시 보류하더라도 코믹 미스터리 스릴러는 분명 재미있을 것이라 생각하며 더 깊이 생각해보지 않고 덥썩 책을 잡았는데 역시 오컬트는 쉽지 않다. 온통 나쁜놈들뿐인 이들의 이야기는 솔직히 재미있게 느껴지지는 않는다. 물론 발상 자체는 신박하다는 생각이 들긴 하지만.


가르시아의 머리는 영화 속 이야기로 시작한다. 사랑하는 남자의 목을 끌어안고 그를 독차지하는 광기의 사랑을 표현하는 이야기는 영화 속 이야기이다. 그 영화는 조폭 두목 왕회장이 제작하는 것인데 영화에 출연하는 머리의 주인(!)인 가르시아는 삼류배우지망생으로 왕회장의 딸을 이용해 영화주인공 역을 차지하고 이용가치가 없어진 왕회장의 딸을 버린다. 이에 분노한 왕회장은 살인청부업자에게 가르시아의 머리를 가져오라하고 그의 머리를 둘러싼 엽기적인 사건들이 벌어지는데...


사실 지금도 이 내용들을 떠올리고 있으려면 속이 좀 울렁거린다. 오컬트적인 요소가 내게는 재미있는 것이 아니었고 이 얽혀있는 엽기적인 부조리함의 이야기가 내게 남긴것은 무엇인지 모르겠고 그럼에도 자꾸만 눈길이 가는 이유도 모르겠고 모든게 다 뒤섞여 떠오르는 단편적인 생각들이 나를 어지럽게 하고 있기때문인 것 같기만하고.


영화소품으로 만들어진 머리가 진짜와 똑같다는 평을 받는데 실제 그것이 영화소품으로 제작된 더미인지 실제 머리인지 분간이 안되는 이유는 진짜 가르시아의 머리이기 때문이라는 사실이 아이러니하게 느껴진다. 진짜 머리를 찾기위한 살인청부업자와 가르시아의 머리가 뒤바뀐것을 알아 챈 소품제작자와의 소동, 조폭 왕회장 가족의 배신과 음모가 뒤엉키며 '한여름밤의 소동'처럼 모든 이야기가 마구 엉키다가 하나씩 실타래를 풀어가게 되는 것에 눈을 뗄수가 없는 것도 사실이다. 빤한 줄거리를 갖고 있지만 뻔하지 않게 느껴지는 것이 이 책의 매력이라는 생각이 들기는 하지만 어쩔 수 없이 이 책이 내 취향이 아니라는 것을 바꿀수는 없을 것 같다. 


불합리하고 부조리한 이야기가 황당무계함보다는 왠지 현실적으로 어디에선가 일어나고 있는 일일 것 같다는 느낌을 갖는 것은 역시 이 세상의 현실이 그만큼 엽기적이고 부조리함과 악함으로 가득차 있기 때문일까, 라는 생각을 하고 있으려니 조금은 우울해지지만 악은 악으로 망하고 악행은 악행으로 돌려받는다는 것으로 또 조금은 위안을 받아보고 있다. 그리고 새삼 궁금해진다. 나쁜놈에 더 나쁜놈이 나타나고 아주 나쁜놈까지 등장하는데 과연 최고 나쁜놈은 누구였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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