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니멀카인드
잉그리드 뉴커크.진 스톤 지음, 김성한 옮김 / 리리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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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멀카인드는 우리말로 표현하면 어떤말이 될까,를 생각해보지만 그 어감을 담을 수 있는 표현이 무엇일지 떠오르지 않는다. 이 책에는 '동물을 위한 작은 혁명'이라는 부제가 붙어 있는데 실제로 책을 다 읽고 나면 내가 할 수 있는 작은 변화가 무엇일까 실천방법을 생각해보게 된다. 그것이 가장 중요한 것이기도 하지만 이런 마음이 당연한 의무처럼 떠오르는 것이 아니라 동물 역시 인간과 다르지 않은 생명체임을 깨닫고 존중해야함을 인식하게 해 준다.


책은 두 부분으로 나뉘어있는데 1부 동물들의 놀라운 능력은 여러 종의 동물들이 뛰어난 지능을 갖고 있으며 인간과 비교하는 것이 아니라 동물과의 우월을 따질 수 없는 동물종마다 특유의 생존방식을 이야기하고 있다. 아니, 이 부분은 어쩌면 큰 관심을 갖지 않아도 이미 알고 있는 것들이 많다. 그런데 이 책이 지금까지 읽었던 동물을 다룬 과학책들과 다르다는 것을 확연하게 느낀것이 있는데 그것은 동물들의 뛰어난 능력만을 강조하는 것이 아니라 동물에게도 생존을 위한 본능적인 욕구뿐만 아니라 여러 감정을 느끼며 죽음을 애도하기도 하고 놀이를 즐기기도 한다는 것을 알려준다.

얼마전 고양이에 대한 에세이를 읽으며 자신의 새끼가 아니어도 같이 새끼고양이를 돌봐주기도 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는데 출생하고 금세 어른이 되는 소는 새끼가 사산되고 아프기 시작하는데 자신을 낳아 준 어미소를 찾아가 보살핌을 받고 건강을 되찾게 되었다는 이야기는 정말 놀라운 이야기였다. 

2부는 인간에 의한, 동물을 위한 혁명이라는 제목처럼 우월종 인간이 아니라 인간은 동물과 동등할뿐이며 인간의 편의를 위해 사용하는 도축한 동물을 이용한 식재료, 화장품, 의류, 가방 등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알리며 그것을 이용하지 않는 실천 방법들을 모색하고 행동지침을 제시해주고 있다.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양모인데, 털을 깎아주는 것이 양에게는 나쁜 것이 아니라 생각했던것이 얼마나 순진한 생각이었는지 좀 충격이었다. 양을 위한 관점이 아니라 최대한 짧은 시간에 더 많은 양의 털을 깎는 것이 단지 돈을 더 벌기 위한 것이며 그것을 위해 속도경쟁이 붙는데 무작위로 밀어대는 것때문에 상처뿐 아니라 양의 신체부위도 같이 잘려나가기도 한다는 말은 상상이상으로 끔찍했다. 


언젠가 우유생산을 위한 젖소가 더이상 젖을 생산하지 못하고 도살될 위기에 처하자 동물보호기구에서 젖소를 인수해 야외 들판에 풀어주던 동영상을 본 기억이 있다. 모든 시간을 좁은 우리에서만 생활하던 소들은 머뭇거리며 우리 밖을 나가는 것을 겁내는 듯 했지만 이내 괜찮다는 걸 알고 들판에서의 자유로움을 느끼기 시작하는데 소들 중 한마리가 울타리 근처에 피어있는 꽃을 발견하고 가까이 다가가 꽃향에 취한 듯 코를 갖다대며 좋아하는 모습, 개구장이들처럼 들판을 겅중거리며 뛰는 소들의 모습은 보면 볼수록 아름다운 모습이라 느껴졌다. 


사실 그후로도 나는 육식을 멈추지 않았고 단백질섭취를 위해서라며 거의 날마다 달걀프라이를 먹고 있다. 우유도 마시고 치즈도 좋아한다. 채식을 더 좋아하기는 하지만 아직 육식을 완전히 멈추고 비건이 될 자신은 없다. 

비겁한 변명일지는 모르겠지만 그래도 조금씩 노력을 해나가고 있다. 그래서 애니멀카인드를 읽고 동물을 위한 작은 혁명을 향한 나의 실천을 멈추지 않는 것 역시 중요하다는 생각을 해 본다. 물론 동물권을 위한 행동에 더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실천한다면 더 좋겠지만.


우리는 동물을 사용하지 않고 살아가는 새로운 시대로 접어들고 있다.
동물을 함부로 대하지 않는 세상을 상상해보자. 참으로 멋진 세상일 것이다.(1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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