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나 중요한 건 이야기를 듣기만 하느냐, 이야기 속으로 들어가느냐를 결정하는 거야. 그 사이에서 움직이지 않고 머무르는 것도 그리 나쁜 선택은 아니지만 말이야.
하지만, 그건 천둥과 번개 사이에 머무는 것과 같지. 귀로는 천둥소리를 들어야 하고, 눈으로는 번개를 보아야 하는 일이 그리 즐거운 것만은 아닐 거야. 너희들은 아직 그 차이를 몰라.
하지만 나중에는 알게 될 거야. 중요한 건 이야기가 되느냐, 되지 않느냐를 결정하는 거야. 이야기가 되는 게 좋을 수도 있고,
좋지 않을 수도 있어. 그건 너희가 결정할 수도 있고, 세상이 결정할 수도 있지."
- P44
날이 밝자 두 사람은 숲에서 아침식사에 곁들일 먹을거리로 버섯을 땄다. 버섯들이 모두 모양이 다르고 맛과 향이 다른 것이 신기했다.
"버섯을 보면 늘 신비로운 생각이 들고, 사람들이 사는 세상을 생각하게 돼. 미로아, 우리가 보는 숲은 하나가 아니야."
"다른 나무들, 다른 꽃들이 자란다는 거지요?"
"이제 제법인걸! 그렇지. 하나하나의 숲을 보아도 그래. 이 숲에 종류가 다른 많은 버섯들이 자라는 건, 우리가 보는 겉모습은 비슷해도 땅속은 아주 다르기 때문이지. 다르기 때문에다른 버섯이 피어나는 거야. 이야기도 그런 거야. 같은 마을에 사는 많은 사람들 속에서 서로 다른 이야기가 피어나지. 그걸 읽는 게 이야기꾼이 해야 하는 일이야."
- P9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