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서 사랑하기로 했다.
만약 지금이 운명을 믿는 그리스 로마 시대였다면 나는 진작 사랑하는 쪽을 택했을 거다. 어차피 이렇게 사는게 정해진 운명이라면 어떻게든 그 속에서 반짝반짝 빛나는 무언가를 찾아내려 했을 테니까. 거지 같음 속에서도 옅게 빛나는 작은 조각은 있지 않겠는가.
문득 생각했다. 사랑하자. 그러나 눈앞에는 여전히 돈가스용 돼지고기가 무더기로 쌓여 있었다. 오늘 만들어 팔아야 할 할당량이었다. 다시 생각했다. 차라리 사랑하자. 차라리면 어때, 포기 아닌 선택지가 있음을 다행으로 여겨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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