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사냥꾼 - 역사가 돈이 되는 세계를 찾아서
네이선 라브.루크 바 지음, 김병화 옮김 / 에포크 / 2021년 6월
평점 :
절판


역사 사냥꾼,이라는 도전적인 제목에 흥미를 가졌는데 이 책의 부제가 '역사가 돈이 되는 세계를 찾아서'라고 되어 있어서 시작부터 좀 다른 느낌으로 책을 읽기 시작했다. 기록에 대한 또 다른 관점을 생각해보게 되는.

이 책은 수집가이자 역사애호가인 아버지를 따라다니다 취미가 직업이 된 아버지의 뒤를 이어 가치있는 문서를 수집하고 판매하는 것을 직업으로 삼은 저자의 기록이며 저자가 체험한 이야기들을 바탕으로 문서수집과 관련하여 위조품을 가려낼 수 있는 법, 역사적으로 가치있는 문서를 가려낼 수 있는 방법 등을 알려주고 있다. 


이야기는 꽤 흥미롭게 이어지고 있지만 솔직히 말해서 미국의 역사와 그들에게는 의미가 있고 가치가 있는 기록문서일지 모르겠지만 내게는 그것이 역사 기록으로서의 가치를 그리 크게 느낄만큼은 아니었다. 게다가 고문서 수집가라기보다는 기록문서의 값어치를 확인하고 이윤을 남겨 파는 것에 더 중점을 두고 있는 느낌이어서 술렁거리며 읽어나갔다. 

미국의 역사에서 중요한 인물들의 자필 편지가 경매되고 있는 것은 내게 익숙하면서도 쉽게 적응이 되지는 않는 이야기이다. 엊그제 읽은 책에서 윤동주 시인의 미발표시가 어떻게 지금의 우리에게 읽히게 되었는지를 알게 되었는데 역사 사냥꾼을 읽고 있으니 윤동주 시인의 자필원고라면 이들은 얼마에 사고 팔았을까.. 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그런데 마치 이런 생각을 하고 있을 것을 알고 있다는 듯 저자는 레이건이 딸에게 보낸 편지를 읽으며 '매우 공적인 인물에 대해 매우 사적인 시각을 갖게 되었고 그 경험 덕분에 자신의 사업을 보는 방식도 미묘하게 변했다'(147)라고 말한다. "우리는 투자 상품이나 물건, 단순한 기념물을 파는 게 아니다. 우리가 파는 것은 의미있고, 힘이 있고, 감정이 담겨 있을 때가 많은, 과거와의 연결이다"(147)


근현대의 실존 인물들이 남긴 기록들이라 그런지 '역사'라는 말이 좀 생소한 느낌으로 다가오기도 하지만 미국의 정치가들에 대한 이야기만 읽다가 에디슨이나 아인슈타인, 루터 킹 등의 세계사에 한 획을 긋는 인물들의 이야기는 사적인 기록을 넘어 정말 역사적 가치가 있는 것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전반적인 책의 흐름은 문서수집가가 되기 위한 수업같은 느낌이기도 했다. 실제로 문서의 가치를 가늠하거나 위조품을 가려내는 방법 등에 대해 언급하기도 하지만 딱히 그렇지 않더라도 역사의 이면에서 다른 관점에서 세상을 바라 볼 수 있게 하기도 해서 나름의 가치를 찾아볼 수 있지 않을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