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양반들은 책을 엄청 소중하게 생각해 신주처럼 받들었다. 연암 박지원의 글 <원사>에 보면, "책을 마주해서는 하품하거나 기지개를 켜지 마라. 책을 마주해서는 침을 뱉지 말 것이며, 기침이 나오면 머리를 돌려 책을 피하라. 책장을 넘길 땐 침을 바르지 말고 표시를 할 때 손톱으로 하지 마라. 책을 베거나 그릇을 덮지말며, 책을 난잡하게 늘어놓거나 책으로 먼지를 털지 말 것이다. 책에 좀이 슬면 볕이 들 대 즉시 볕에 쪼여라. 남의 서적을 빌렸는데 글자가 틀렸으면 고거하여 교정하고, 꼬리표가 찢어졌으면 기워 주고 책을 묶은 끈이 끊어졌으면 묶어서 되돌려 주라"는 대목이 있다.
오늘날 우리가 책상 먼지를 책으로 털고, 마시던 커피 잔을 책으로 덮어두고, 재채기가 나오면 책으로 가리는 것과는 그야말로 반대다. 왠지 웃음이 나오지 않는가? 어쩌면 이렇게 정반대가 되었을까 싶어서...-157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