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일 침대맡 미술관 - 누워서 보는 루브르 1일 1작품
기무라 다이지 지음, 김윤경 옮김 / 한국경제신문 / 2021년 1월
평점 :
품절


내가 처음 루브르 박물관을 갔었던 것은 내 생애 처음인 자유여행을 할 때였다. 그림과 조각에 대한 직식은 커녕 별다른 상식도 없이, 물론 루브르에 대한 정보도 없이 무작정 사람들을 따라 줄을 서서 입장권을 사들고 들어갔는데 처음에 눈에 띄었던 것이 비너스상이었다고 기억한다. 무엇을 봐야할지 모를만큼 커다란 박물관안에서 헤매이다가 우연히 단체관광객과 마주쳐 마음 좋으신 그분들 뒤를 따라 가이드의 설명을 들었었는데 그때 처음으로 미술 감상에 대한 새로움을 알게 되었다. 그때 처음 본 작품이었지만 그 후 미술관련 서적에서 자주 보게 된 그림은 '호라티우스 형제의 맹세'이다. 그때 처음으로 그림에 담겨있는 정치와 역사의 의미를 알게 되었는데 학교에서 배웠던 것과는 전혀 다른, 아니 학교에서는 배울 수 없었던 이야기들이라 더 흥미로웠고 그림이 재미있어졌고 그래서 박물관을 가는 즐거움을 배우게 되었다.


운좋게도(라고 말해도 될지 모르겠지만) 루브르에는 세번을 갔었다. 모나리자가 유명하기는 하지만 관광객이 많지 않을 때, 방탄유리도 없던 시절에 충분히 시간을 내어 그림 감상을 할 수 있었고 좋았지만 그것뿐이었다. 솔직히 말하자면 책이나 여러 매체를 통해 접했던 모나리자의 미소는 왜 대단한지 못느꼈었는데 실제 그림을 보니 그 오묘한 미소가 시선을 사로잡기는 했지만 개인적인 느낌외에는 알 수 있는 것이 없었다. 두번째 갔을 때는 가이드를 따라 갔는데 입구에서 그냥 스치며 지나갈 때 내 눈길을 잡았던 그림은 그다지 잘그린 것 같지 않은 초상화였다. 내 기억으로는 평면적인 그림을 입체적으로 표현한 초상화의 시초가 되는 작품인데 루브르 박물관 지도에서 그림1호로 표시된 장 르 봉 2세의 초상화이다. 이 책에서 그 그림을 보니 괜히 반갑다.  


이 책은 '누워서 보는 루브르 1일 1작품' 63일 침대맡 미술관이라는 제목에서 알 수 있듯 책 한 권을 통해 루브르를 대표할 수 있는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미술에 대한 이해와 루브르에 대한 간단한 설명, 그리고 국가별로 시대를 대표할 수 있는 작품을 통해 시대별 미술사조와 대표화가들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저자의 말을 읽다보면 이 책은 미술에 대한 전문적인 서적이라기보다는 비즈니스를 위한 교양서의 역할을 하고 있다는 생각을 먼저 하게 된다. 어쩌면 전문적인 미술서적이 아니기때문에 좀 더 쉽고 간단하게 그림을 접할 수 있어서 더 좋은 것인지도 모르겠다. 내용으로서는 좋지만 책장을 넘길때마다 나오는 작품 도판의 화질이 조금 오락가락하는 느낌이 있어서 그것 하나는 좀 아쉬웠다. 

그래도 직접 가볼 수 없는 팬데믹 시대의 방구석 여행으로는 딱 좋은 그림 이야기 여행 책이다. 교양을 쌓기 위한 것이기도 하겠지만 언젠가 한번 더 루브르에 갈 수 있는 기회가 생긴다면 직접 보고 싶은 그림의 목록을 작성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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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21-03-07 22:2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루브르에 있는건 아니고 밀라노에 있는 최후의 만찬요. 아무 느낌이 없더라고요. ㅎㅎ 마음을 움직이는 작품은 정말 사람에 따라 다르게 맞나봐요

chika 2021-03-07 22:41   좋아요 1 | URL
ㅎㅎ 루브르에서 어린 조카가 가장 재밌어한 것은 출구쪽에 있는 모사품 조각상에 똥침놓기 놀이..였지요. ^^
아는만큼 보이는것도 맞아서 더 많이 알려고 하는게 맞지만 우리야 전문가가 아니니 그냥 맘에 드는 그림을 보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저는 니케 조각상이 정말 좋았어요. 진짜 바람부는 바다의 뱃머리에 있는 느낌이랄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