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르겠다. 내가 아는 건 아무것도 할아버지를 죽이지 못했다는 거다. 내가 아는 건 할아버지가 절대 포기하지 않았다는거다. 어둠은 할아버지를 죽이지 못했다. 경찰은 할아버지를 죽이지 못했다. 간수들은 할아버지를 죽이지 못했다. 창살도, 독방도, 블랙 피터는 할아버지를 죽이지 못했다. 만약 할아버지가 살인자라면 지하 독방에 갇혀 있던 그 암울한 시간에 양심 때문에 죽지 않았을까. 난 늘 이렇게 생각했던 것 같다. 하지만 양심은 할아버지를 죽이지 못했다. 상실감, 잃어버린 인생도 할아버지를 죽이지 못했다. 할아버지는 인생의 거의 절반을 감방에서 보내놓고, 살인범이냐는 내 질문에도 픽 웃을수 있는 사람이다. 후디니는 36년 동안 상자 속에 갇혀 있다가살아서 나왔다. 참 오래 걸리기도 했다. 토끼가 모자 밖으로고개를 쑥 내미는 그런 마술 묘기에 36년이 걸렸다. 평생에 걸친 기나긴 마술,
"내 생각에 할아버지는 착한 사람 같아요." 내가 말한다.
"할아버지가 사람을 죽일 수 있을 것 같지는 않아요." - P111

인간은 네가 생각지도 못한짓까지 저지를 수 있는 존재라는 걸 잊지마 - P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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