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 우리 할머니 -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를 기억합니다
한성원 지음 / 소동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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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를 기억합니다.


이 모든 걸 기억해야 하는 날이다. 아니, 모든 날에 기억을 해야한다. 

성탄의 기쁨을 나누기 위해 성당에 갈수도 없는 비대면의 시기에, 출근하지 않아도 되는 휴일에 새벽에 잠이 깨어 무심코 집어든 책이 할머니, 우리 할머니라니. 아침부터 마음 한 켠이 시리고 울컥 눈물이 나와버렸다. 알고 있다고 생각했지만 모르는 일이 많았고 기억하고 함께 하겠다 했었지만 슬며시 잊어가고 있었던 내게 다시 한번 함께 하자 말을 건네고 있다. 성탄의 기쁜날에 눈물이라니, 했지만 가만 생각해보니 소외되고 가난한 이들에게 빛이 되어 오신 아기 예수의 탄생일에 오히려 이 책이 더 어울리는 것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영화 아이 캔 스피크를 통해 알게 된 김군자 할머니 이야기는 영화 이야기보다 오히려 할머니의 이름을 딴 커피 김군자블렌드 펀딩으로 더 기억을 한다. 장례비용만을 남기고 모든 재산을 기부하셨고 그 장학금으로 멋진 바리스타가 된 청년이 할머니를 기억하며 김군자 블렌드를 펀딩했을 때 커피는 마시지 않지만 선물용으로 구입했었는데... "나눌 수 없을만큼 가난한 사람은 없습니다"라는 그 말씀이 성탄절인 오늘 더 마음을 울리고 있다. 


이 책은 그림으로 표현된 그래픽노블이다. 그래픽노블을 많이 봤지만 이 책은 말 그대로 그림으로 이야기하는 책이라는 느낌이다. 할머니들의 이야기에 빠져들어 그림을 보며 웃고 분노하고 공감하다가 울컥해지는 그림에, 너무도 이뻐서, 정말 화사하고 아름답게 그려져서 더 슬펐던 그림에... 더 이상 일본의 진심어린 사죄를 받지 못하고 떠나시는 할머니들이 없기를, 그것을 위해 우리가 더 노력해야겠구나, 생각한다. 


늘 할머니들에 대해 이야기하려고 할 때 뭐라고 해야하나 하는 고민이 있었는데 이 책에서도 나와 똑같은 고민을 이야기하고 있어서 더 마음이 쓰였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라고 하며 '위안부'에 작은 따옴표를 붙이는 것 조차 할머니들에게 미안해지는 것이다. 

인권운동가이며 평화운동가이며 용기를 내어 증언을 하시는 영웅 슈퍼히어로 할머니들은 또한 우리의 할머니이며 그래서 과거의 역사가 아니라 지금 우리의 현재이다. 그리고 우리는 할머니들을 기억한다. 팔십년전의 사라져가는 기억이 아니라 팔십년이 지나도록 "진정한 반성과 사죄가 없는 일본의 사죄를 받아내고 할머니들의 명예와 인권을 찾는 그 날까지 우리는 함께 기억해야 한다." 


우리가 당신을 기억합니다. 기억되는 것은 사라지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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