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솝 우화 전집 (그리스어 원전 완역본) 현대지성 클래식 32
이솝 지음, 아서 래컴 그림, 박문재 옮김 / 현대지성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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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솝 우화를 읽어본게 언제였을까? 어렸을 때 읽었던 기억을 떠올려보면 동물을 의인화 시켜 짧은 동화나 만담처럼 그려진 글들이 재미있기도 했지만 어린 생각에도 가끔은 당황스럽게 이 이야기는 뭐지? 하게 되는 이야기도 있었다고 기억한다. 사실 교훈적인 이야기라고 하지만 교훈만 담겨있는 글들이 재미있기만 했겠는가. 글에 담긴 의미를 모른다는 것이 좀 부끄러운 기억이 되기도 했지만 지금 다시 이솝 우화를 읽으며 전혀 그럴 필요가 없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이솝 우화는 어린이들을 위한 동화가 아니라 성인들의 계몽을 위해 쓰여진 글이 맞다고 하니 더더욱.


이 책은 이솝 우화의 그리스어 원전 완역본이라고 되어 있는데 이 책의 텍스트본은 1927년 에밀 샹브리가 간행한 책으로, 초판본은 그리스어 알파벳 순서로 번호를 매긴 뒤 각 우화의 그리스어 원문과 프랑스어 번역문을 배열해놓은 두 권의 책에서 358개를 추려내 단권으로 펴낸 책을 번역한 것이다. 

그래서인지 어린시절에 읽은 책에는 이솝 우화의 내용만 담겨있는데 - 사실 그래서 내용은 기억나지 않지만 이 이야기는 뭘 말하려고 하는걸까? 하는 의문을 가졌던 글도 있었을 것이다. 어린이가 그렇게 많은 의미를 깨달을수가 있었겠는가말이다. - 이 책에는 각각의 이야기에 해제처럼 그 이야기가 전하려고 하는 교훈을 친절하게 설명해주고 있어서 조금 더 쉽게 읽을 수 있다. 거기에 일러스트가 더해져 시간 가는 줄 모르게 이야기를 읽게 된다. 


워낙 유명한 이야기라 그런지 어린 시절에 읽었던 기억이 많아 그런지 대부분의 이야기가 낯익었다. 그런데 설마 그 낯익었던 전래동화 금도끼 은도끼 이야기를 이솝 우화에서 나무꾼과 헤르메스로 읽으리라고는 생각을 못했다. 산신령과 헤르메스를 동일인물로 생각하기에는 그 간극이 좀 당황스럽지 않은가말이다. 그러고보면 서양의 시각으로 헤르메스는 멋진 신이고 우리 전래의 신은 흰수염이 치렁치렁한 산신령이라니, 우리의 산신령님이 그냥 할아버지 이미지가 아니라 멋진 수염 날리는 전령의 신으로 생각해볼까봐.


한가지 덧붙이자면 책에 수록된 삽화 역시 꽤 맘에 든다. 그림을 그린 이 중 아서 래컴은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의 삽화도 그렸다고 하는데 몇몇 그림이 낯이 익었던 이유가 그래서였던 것 같다. 완역본이라는 의미와 클래식 일러스트의 수록이라는 것이 이 책의 가치를 조금 더 높이고 있겠지만 단순히 그런 것뿐만 아니라 당연한 잉과응보, 권선징악의 당연한 세상 진리가 꼭 그대로 이루어지기를 바라는 마음이 이솝 우화를 더 재미있게 읽게 하는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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